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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들면 좋은 게 뭐가 있을까요?

특히 학교에서 줄어들면 좋은 것이 뭘까요? 학교폭력?

'학교폭력이 줄었다'. 어느 동네 이야기인가요? 강북교육청이야기입니다. 지난해 대비 울산강북교육청의 초등학교 학교폭력이 거의 반으로 줄었다고 합니다. 강북청은 그 원인을 "꽃과 함께 하는 인성교육"활성화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학교 정원에서 아이들이 꽃을 보고, 심고, 가꾸고, 그리고, 사진 찍고 하면서 아름다운 꽃만큼이나 아이들의 마음도 예쁘진 것일까요? 이유야 무엇이던 학교폭력이 줄어들면 좋은 일이죠.

구골목서의 향기가 진한 11월의 길목입니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산행을 하고 있는 중인가요? 주위를 한번 둘러보십시오. 꽃이 보이십니까? 만약 보인다면 십중팔구는 이 꽃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들국화가 아닌 이 꽃. 가을의 향기를 내는 꽃입니다. '가을의 색'하면 여러분은 단풍을 떠올릴 것입니다. '가을의 향기'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후각이 마비될 정도의 가을의 강한 향기. 가장 늦가을에 피어 벌과 나비들에게 겨울먹이를 제공하는 꽃. 약간의 보라색을 띤 칫솔 꽃.

정답은 꽃향유입니다. 향유보다 꽃이 아름다운 꽃. 가을산행에서 꽃향유가 벗으로 다가온다면 여러분은 인생을 성공한 사람입니다. 꽃향유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백리향, 배초향, 박하, 초피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토종 허브식물입니다.

허브식물을 "꽃이 가르쳐 주었다"에서는 '꽃과 잎에서 향기가 두드러지거나 약용으로 효능이 탁월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식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Herb는 요리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온갖 녹색 풀을 의미하는 라틴어 Herba(헤르바)에서 유래되었으며, 넓은 의미로는 꽃과 종자, 줄기, 잎, 뿌리 등이 약, 요리, 향료, 살균, 살충 등으로 인간에게 사용되는 모든 식물을 허브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나무위키"에서는 동양에서 사용되는 식물성 한약재, 향신료, 라벤다, 민트, 로즈마리, 바질 등을 활용한 허브 음료, 심지어 우리가 자주 먹는 파, 마늘, 방아잎, 깻잎도 일종의 허브라고 말합니다.


그럼 우리 토종허브에 대해 좀 더 살펴볼까요? 여러분! 지금 우울하십니까? 매사에 의욕이 없으십니까? 그러면 이 차를 한번 마셔 보시기 바랍니다. 로마인들은 이 향을 이용해 우울증 치료를 하였다고 합니다.

뭐냐구요? 백리향입니다. 우리의 산야에서 자생하는. 이 백리향은 모든 부분이 약으로 쓰이며 비누나 향수를 만들 때도 사용합니다. 현재 시중에서 타임(Thyme)이란 제품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 바로 백리향의 꽃과 잎을 말린 것입니다. 

백리향. 아시죠. 향이 백리를 간다고 붙여진 이름. 특히 북한의 함경남도 이원군 곡구리에 있는 백리향 군락이 유명해 북한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남한의 울릉도에 자생하고 있는 섬백리향은 우리나라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방아라고 부르는 배초향 아시나요? 꽃향유와 한 집안입니다. 향이 독특하여 육류나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는데 사용되며 특히 추어탕을 끊일 때는 꼭 들어가죠. 은은한 솔향기가 나 입 냄새 제거에 좋고 항균과 항암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늦가을에 피는 꽃 또한 가을을 덜 삭막하게 합니다.

토종허브에 박하(薄荷)가 빠질 순 없지요. 어릴 적 습기가 있는 논밭 언저리에서 박하를 발견하고 그 잎을 뜯어 입에 넣어 씹어 보았던 기억을 가진 분은 안 계신가요? 제가 사는 동네에는 박하가 유난히도 많았습니다. 동남아가 원산지인 박하가 유럽으로 건너가 페퍼민트, 스피어민트, 애플민트 등 민트 집안으로 변신해 우리들 곁으로 와 다소 헷갈리기도 하지만 박하사탕과 함께 야생박하에 대한 추억은 잊을 수 없습니다.

초피도 토종허브에서 빠지면 섭섭하겠죠. 초피를 어릴 땐 제피라고 불렀습니다. 어른들이 그렇게 불렀지요.  또 울산에 오니 초피를 산초라고 불러 혼란스러웠습니다. 지금도 고향이 울산인 분과 대화를 할 땐 '이분들은 초피를 산초라고 부른다.'라고 생각하고 대화를 해야 통합니다. 초피를 넣은 열무김치. 알싸하니 밥을 부릅니다.  

깊어가는 가을 우리 토종허브 차 한잔과 함께 어릴 적 옛 추억을 되돌아보시는 것은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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