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으로 화학업계가 3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최근 들어 국제유가가 떨어지고는 있지만 공급과잉 우려에 당분간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고유가에 힘입어 같은 분기 오히려 실적방어에 성공하고 파라자일렌(PX) 강세로 앞으로도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정유업계와는 상반된 싸이클이 전망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 빅3 모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하락했다. 롯데케미칼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3%나 하락한 5,036억원에 그쳤고, LG화학은 23.7% 감소한 6,02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한화케미칼은 37.3% 감소한 1,2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호황기를 누린 석유화학 업황은 올해 하락기에 접어들었다.
3분기에는 공급 증가와 수요 감소에 더해 유가강세까지 삼중고를 겪었다.
특히 순수화학사업인 기초소재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특히 올레핀부문의 경우 유가 및 LPG 가격 상승에 따라 주요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고, 무역 분쟁으로 폴리에틸렌(PE)과 모노에틸렌글리콜(MEG) 가격은 오히려 떨어졌다.
4분기와 내년 업황도 녹록지 않다.
연말연초에 대규모 신증설이 예정돼 있어 재고비축으로 인한 수요 강세 전환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과 중국 업체는 물론 정유업체의 석유화학설비 증설이 몇 년간 이어져 석유화학 업황의 하락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국내만 보더라도 현재 에틸렌 생산량은 연간 900만t 수준이나 석유화학 및 정유업계 증설 계획이 모두 실현되는 2023년에는 1,350만t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다만 각 업체별로 주력 사업이 달라 충격 여파는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대적으로 전통 석유화학 사업 의존도가 높은 롯데케미칼은 업황부진으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모습이고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사업의 성과가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LG화학은 전지부문의 활약으로 실적개선 기대감이 남아있다. LG화학은 지난해 3분기에 업계 1위 자리를 롯데케미칼에 내줬지만 올해 2분기부터 롯데케미칼을 추월했다. 지난 3분기에는 988억원으로 영업이익 격차를 벌렸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화학기업들의 업황이 구조적 하강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당분간 하강곡선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앞서 먼저 실적을 발표한 정유업계는 고유가와 파라자일렌(PX)시황 호조 힘입어 무난한 3분기 실적을 거두며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8,359억원, 에쓰오일은 3,157억원, 현대오일뱅크 2,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곧 실적발표가 진행될 GS칼텍스도 업계에서는 5,000억원대 후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주화기자 usjh@
- 기자명 하주화
- 입력 2018.11.0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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