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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1일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이다. 당시 전쟁에 참가했던 국가들은 이 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참가 군인들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한다. 영국 등 영연방 국가에서는 이 날이 현충일이며 미국은 제대군인의 날로 참전유공자와 제대군인의 희생과 헌신을 감사하는 날로 기념하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가 있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이 열린다. '부산을 향해, 하나 되는 순간(Moment to be One, Turn toward Busan)'이란 주제로 오전 11시부터 행사가 개최된다. 

이날 행사는 꽃다운 젊은 나이에 먼 이국땅의 전쟁에 참전해 희생된 많은 해외 참전용사를 추모하고 자유와 세계 평화를 되새기는 취지로 마련된다. 참가작들은 현재 대한민국과 세계의 안보 실상과 현실을 되돌아보면서 1분간 묵념을 하게 된다.

행사가 개최되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서, 세계평화와 자유의 대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 장병들이 잠들어 있다. 이곳 묘지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이듬해인 지난 1951년 1월, 전사자 매장을 위해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했다. 같은 해 4월 묘지가 완공됨에 따라 개성, 인천, 대전, 대구, 밀양, 마산 등 전국 각지에 가매장돼 있던 유엔군 전몰 장병들의 유해가 속속 안장되기 시작했다.

6·25전쟁이 발발하고 이듬해인 1월까지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면서 우리 국군의 많은 희생자와 아울러 유엔군의 희생자도 많았다. 6·25전쟁 중 유엔군의 희생자 수는 전사자 4만여 명을 비롯해 15만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전쟁 초기 많은 전사자의 발생으로 이 분들의 안장을 위해 1951년 1월 유엔군 사령부가 조성한 묘지가 지금의 유엔 묘지이다. 이후 묘지를 유엔이 영구적으로 관리하기로 유엔총회에서 결의됐으며 1974년 관리업무가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에서 11개국으로 구성된 재한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CUNMCK)로 위임되어 현재에 이르게 되었다.

국가보훈처에서는 6·25전쟁에 참전한 외국의 참전용사에 대한 존경과 감사 행사로 매년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을 초청해, 우리나라의 발전상도 알리고 이 곳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함께 참전한 전우들을 참배하며 자유와 세계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는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해마다 11월 11일 오전 11시에 세계인이 유엔군 묘지가 있는 이 곳 부산을 향해 1분간 묵념을 올리는 행사가 시작됐다. 의미깊은 순간이 아닐 수 없다.

2014년부터는 유엔 참전 21개국이 모두 함께하는 국제적인 추모행사로 발전해 해마다 우리 국가보훈처 주관의 정부행사로 실시하고 있다. 6·25전쟁의 참상과 아픈 기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일수록 머나먼 이국땅에서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 싸운 유엔참전국 용사의 용기와 희생정신에 감사하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날 만큼은 국민 모두가 위기에 처한 우리나라를 위해 도와준 우방국들에 대한 감사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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