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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통계포털(KOSIS)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가구주 응답을 기준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생활비 마련 방법에 대해 17개 시·도별로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본인 및 배우자가 부담한다'는 비율이 전국 평균 69.9%로 나타나고 있다. 10년 전인 2007년과 비교해 보면 '본인 및 배우자 부담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응답한 비율 61.3%에 비해 8.6%p 높아진 것이다.

통계상 60세 이상 인구의 경제활동이 어떤 형태로든 양적으로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같은 자료에 의하면, 울산광역시의 경우 2007년 '본인 및 배우자가 생활비를 부담'하는 비율은 58.0%로 조사됐다. 10년 후인 2017년 기준으로 보면 72.0%로 14.0%p 높아졌다. '자녀 또는 친척 지원'에 의해 생활비를 해결하는 비율은 2007년 37.3%에서 2017년 21.4%로 낮아졌다. '정부 및 사회단체에 대한 의존' 비율은 2007년 4.0%(전국 평균 4.4%)였으나 2017년에는 오히려 6.6%(전국 평균 9.9%)로 2.6%p(전국 5.5%p) 높아졌다.

자녀나 친척에 의존한 생활비 마련에서 본인 및 배우자가 생활비를 부담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은 그 만큼 자녀나 친척에 의존해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이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도 된다. 이러한 영향인지 홀로 생활하는 60세 이상 인구가 늘어나면서 정부나 사회단체 의존 비율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해석이 가능한 것은 KOSIS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 중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는 응답비율(주된 응답 기준)은 전국 평균 30.6%이며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는 응답비율은 69.4%이다. 2007년 전국 평균 39.9%가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했고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60.1%였던 점을 고려하면 자녀와 독립해서 생활하는 60세 이상 인구는 10%p 가까이 늘었다.

울산의 경우 2007년,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7.2%,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52.8% 였다. 2017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는 32.0%, '자녀와 같이 살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68.0%로 자녀와 따로 생활하는 비율이 15.2%p나 높아졌다. 그만큼 과거 자녀나 친척에 의존해서 생활하던 패턴에서 본인과 배우자 또는 정부·사회단체에 의존하는 형태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녀와 같이 살고 있는 60세 이상 인구는 그 이유가 '자녀의 독립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란 응답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이다. 2017년 KOSIS 자료에 의하면 전국 평균 36.6%, 울산 평균 43.7%는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녀와 함께 산다'고 응답했다. '본인의 독립 생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녀와 같이 살고 있다'는 응답 비율(전국 29.8%·울산 38.3%)보다 높은 비율이다.

자녀가 성년이 됐어도 일자리를 마련해 사회로 나가는 것이 불투명해 졌거나 준비하는 연령대가 예전보다 상당히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과거 10년 전(2007년) 자료를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2007년에는 '(60세 이상 응답자) 본인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해 (자녀와) 같이 산다'는 응답비율(전국 36.0%·울산 40.6%)이 '자녀의 독립생활이 불가능해서 (60세 이상 응답자 본인이 자녀와) 같이 산다'(전국 29.2%·울산 27.1%)보다 높았으나 1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반대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다.

2007년 조사에서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답한 비율은 전국 평균 60.0%, 울산 평균 54.5%로 나타났다. 2017년에는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국 평균 77.8%, 울산 평균 78.6%로 나타났다. 10년 사이 '자녀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는 희망 비율이 울산의 경우 24.1%p나 높아졌다.

이런 희망 비율 변화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단순히 생활하는데 서로 불편함이 있으니 각자 생활 패턴을 존중해 따로 사는 것이 각자에게 편안한 생활이 될 수 있다는 이유만 있는 것일까? 혹여 '(부모된 입장에서) 이젠 자녀가 성년이 됐으니 독립해서 사회생활과 결혼생활을 영위해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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