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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의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인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가 착공을 앞두고 난항을 겪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일반분양에 대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인데, 수천 만원의 추가부담금 등 시공예정사와 조합의 갈등으로 사업의 장기 지연이 우려된다.

15일 서희스타힐스 진하오션뷰 지역주택조합과 업무대행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8일 최종 인·허가 과정인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았지만 1년이 넘도록 착공 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아파트인 이 사업은 울주군 서생면 75-9번지 일원에 아파트 475세대, 오피스텔 53호 규모다. 367명이 조합원으로 참여했고 총 사업비는 930억원이다.  

문제는 지난 4월 시공예정사로 서희건설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작됐다. 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830억 원의 중도금 집단대출을 은행에 신청했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일반분양을 해야 하는 161세대가 걸림돌이 됐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분양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강화된 대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최초 조합과 서희건설이 예상했던 일반분양가는 조합원들의 평당 분양가(약 780만 원)보다 100여 만 원 높은 870~880만 원이다. 하지만 서희건설은 울산의 부동산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현재는 조합원들의 분양가보다 더 낮은 730~750만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역주택조합아파트는 조합원의 분양가보다 일반분양를 더 높게 잡아 사업비를 충당한다. 만약 일반분양이 저조하면 그 피해는 시공사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에 서희건설은 조합원들이 일반분양 리스크를 보증금 형태로 분담해 줄 것을 요구했다. 조합원들이 추가부담금을 약속하면 중도금 집단대출 재심사를 받아 공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조합측은 이 같은 요구는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현재 논의 되고 있는 조합원 1명당 추가부담금은 4,000만 원가량이라 과도하다는 게 이유다. 

조합 관계자는 "서희건설은 추가부담금까지 포함해 모든 조합원들의 공급 계약서를 재작성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조합원들의 동의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4개월 안에 중도금대출을 확정 받아준다는 계약 조건을 어겼음에도 자신들은 단 한 푼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서희건설측에 1차 계약 해지 통보를 했지만 현 상황에서 다른 건설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조합은 전국 15곳의 건설사에 견적을 요청하는 등 협의를 진행했지만 단가를 맞춰주겠다는 곳은 한곳도 없었다. 일반분양에 대한 리스크로 인해 건설사들은 현재보다 100억 원 정도 증가한 견적서를 보냈다. 

조합은 다음달 조합원 총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서희건설과의 계약 해지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무대행사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다. 전국의 50개 분양대행사 중에서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을 하겠다는 곳은 한곳도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잡겠다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지방만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울산, 경남 등 지방에 부동산 활성화를 위해 별도의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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