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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영향으로 지난 3분기 울산의 실업률이 외환위기 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고 이 여파로 동남권의 수출이 급감했다. 세계 경기가 개선되더라도 동남권의 경기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지역기업들이 대외적 불확실성과 대내적 구조변화에 동시 대응할 만한 체력을 길러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조선·차 구조조정 영향 실업률 높아
동남지방통계청이 15일 발표한 '부산·울산·경남지역 경제동향'을 보면 올해 3분기 울산 실업률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p 상승한 4.9% 였다.
1999년 3분기 6.1%를 기록한 이후 같은 분기 기준으로 최고다. 3분기 울산의 실업률은 서울과 함께 전국 시·도 중에서 가장 높았다. 실업자수는 2만 9,000명으로 전연령대에서 증가해 전년동기보다 7,000명(33.6%)나 불어났다. 15~29세가 400명 늘어났고 30~59세가 5,000명이나 급증했다. 60세 이상도 2,000명 증가했다.

울산은 최근 수년간 진행된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영향으로 실업률이 높은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주력산업이 부진하다보니 울산과 함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던 동남권(부산·울산·경남)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실제 3분기 동남권 수출은 19.4%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름하는 산업계내 고용절벽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경기도 동시에 실종됐다. 3분기 소매판매는 지난해와 비교해 제주 등 12개 지역에서 늘었고, 울산과 경남, 부산 등 4개 지역에서만 감소했다. 특히 제주 지역이 9.6% 증가해 가장 증가폭이 컸고, 서울(5.4%)과 인천(2.4%), 강원(2.3%), 경기(2.1%) 등도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울산은 -1.2%, 부산도 -0.6%를 나타냈다. 경남은 2.3% 마이너스로 가장 감소폭이 컸다. 울산은 서비스 생산도 2%나 줄어들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15 울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48차 울산경제포럼'에서 김성주 BNK 금융경영연구소동남권연구센터장이 '2019년 동남권 경제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가 15 울산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제148차 울산경제포럼'에서 김성주 BNK 금융경영연구소동남권연구센터장이 '2019년 동남권 경제전망'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고 있다.

# 지역 GRDP 2011년 이후 급격 내리막
바닥을 찍은 세계 경기가 다시 회복세에 접어든다해도 동남권은 불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울산상공회의소가 이날 개최한 세미나에서 김성주 BNK 금융경영연구소동남권연구센터장은 "동남권 지역 경제상황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특히 울산의 경우 지역내총생산(GRDP)이 2011년 정점을 기록한 이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울산롯데호텔에서 '2019년 동남권 경제전망'을 주제로 한 '제148차 울산경제포럼'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 침체에서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소매판매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경제는 2017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특히 제조업 생산이 감소하고 서비스업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면서 경기 하강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 센터장은 "자동차 업체 판매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생산 감소세가 지속돼 자금 사정이 열악한 자동차 부품업계 경영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석유화학산업은 에틸렌 등 기초유분과 중간원료의 높은 對중국 수출 의존도에 대한 우려와 미국 ECC(에탄분해설비)가동 본격화에 따른 공급 확대, 중국 자급률 상승 등으로 수출 둔화 등 성장세가 둔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릿고개를 넘긴 조선산업은 업황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센터장은 "조선의 경우 2018년 국내 수주량이 대폭 증가하며 중국을 제치고 수주점유율 1위를 차지해 내년에는 6년 만에 플러스 성장을 기대해 볼만하다"며 "다만 조선기자재업체들이 기술력, 전문인력 등 핵심역량을 지켜나가야지만 업황 반등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성을 가진 동남권의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세계 경기 흐름에 기대기 보다는 달라진 시장 환경에 맞춘 지역 기업들의 역할 전환이 중요한 시기라고 제시했다. 김 센터장은 "대외적 불확실성 외에도 대내적으로 고용, 인구, 부동산 등 구조적 변화에 직면해있는 만큼 정책적, 경영적, 투자적 의사결정의 환경이 기존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기회 요인과 향후 방향에 대해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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