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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부권의 미래가 걸린 북구 강동관광단지 개발사업이 공영 개발 방식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4년간 지지부진한 개발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울산시의 결단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지난번 시의회 답변에서 강동관광단지와 관련한 박병석 시의원의 시정질문에 대해 "울산도시공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해 강동관광단지를 공영개발하는 방안에 대해 타당성 용역을 실시, 사업성을 평가하고 실질적인 추진대책을 모색하겠다"고 답했다. 

강동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울산시가 2005년부터 기획한 북구 강동권 개발사업 중 선도사업이다. 북구 산하동과 정자동, 무룡동 일원 136만㎡에 문화와 힐링, 위락, 교육·체험이 결합한 사계절 관광휴양 공간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다. 울산시는 워터파크와 테마숙박, 테마상업 등 8개 테마 지구로 구성해 민간투자를 유치했지만, 경기불황 등 영향으로 사업 추진에 많은 애로를 겪었다.

지난 2007년 11월 롯데건설이 워터파크 지구에 콘도, 실내·외 워터파크, 컨벤션 등 복합리조트 사업을 착공했지만, 계속된 경기침체와 롯데그룹 내부 사정으로 중단됐다. 울산시는 민간투자 유치 활성화 등을 위해 2009년 11월 이 지역을 관광단지로 지정했지만,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도 않았다. 또 지난해 7월에는 효정, 뽀로로파크, 한국자산신탁이 뽀로로 테마파크와 리조트 조성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관광단지 분할지구 내 민간개발자에 대한 사업 참여가 제한돼 답보상태다.

올해로 사업이 시작된 지 14년이다. 민간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공공사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월 테마파크 지구에 전국 최대 규모 울산안전체험관을 건립해 개관했고, 지역 대기업 사회공헌사업으로 키즈오토파크 울산을 유치해 최근 착공하기도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롯데다. 롯데 측은 지난 2015년 6월 울산시에 2,520억 원을 들여 울산역 앞 7만 5,480㎡ 부지(연면적 18만 1,969㎡)에 복합환승센터(지하 1층 지상 7층 주차대수 3,135면 규모)와 함께 아웃렛·영화관·쇼핑몰을 짓겠다는 내용의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한 모든 행정 절차가 마무리되고 착공을 앞두고 있었지만 지난 6월 롯데 측이 시에 돌연 사업 계획의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혀, 현재 사업 진행은 멈췄다. 

바로 이 부분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 롯데는 그동안 울산에 여러가지 약속을 했다. 가장 핵심이 되는 강동권 개발과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등 청사진을 제시하며 장밋빛 미래를 약속했다. 하지만 박근혜 국정농단에 롯데가 연루되면서 모든 것이 흔들렸다. 강동권 개발은 착공과 중단 재개약속과 무대책으로 지루한 시간만 보냈고 KTX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선도사업인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도 3년만에 전면 재검토 상태로 갔다.

강동 리조트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북구 정자동 10만 8,985㎡ 부지에 3,100억 원을 투입,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콘도(객실 294실),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 오토캠핑장, 복합상가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2007년 2월 공사에 착공했지만 공정 37% 상태인 2009년 6월 공사가 중단됐다. 롯데 측은 공사 중단 7년여 만인 지난해 3월 공사를 재개했지만 불과 3개월 만인 6월에 공사는 또다시 중단됐다. 울산이 장기간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롯데 측이 조속히 계획을 확정·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업지연이 장기화 될수록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총수의 구속상태도 피한 만큼 롯데는 제대로 국가발전에 힘을 보태야 한다. 그 첫 작업은 당장 울산에서 중단된 여러사업을 재개하고 미래에 대한 투자방향을 밝히는 일부터 시작해 주길 울산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출소한 직후 경영활동의 정상화 의지를 밝히면서 '5년간 50조 투자'라는 통큰 결단을 내놓은 바 있다. 롯데의 이번 투자 계획에서 최대 수혜지로 울산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신 회장이 화학·건설에 방점을 둔 투자 방향을 밝히면서 롯데의 화학부문 생산거점인 울산에 대단위 설비투자가 점쳐지고 있어서다. 여기다 유통 및 관광·서비스에도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신 회장의 법정구속으로 올스톱됐던 역세권 및 강동권 개발사업의 재개에 대한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울산시가 롯데의 의중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다. 공영개발에 앞서 롯데의 확실한 의중을 파악하고 개발 방식을 정하는 것이 순서다. 강동개발의 핵심은 유통과 관광에 있다는 사실을 울산시는 분명히 짚고 사업 추진에 나서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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