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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입동이 지나고 작은 불씨에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겨울철이다. 화기를 사용하는 겨울엔 다른 계절에 비해 화재가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사소한 방심과 부주의가 대형 재난과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시기가 동절기이기도 하다. 인간이 불을 잘 다루면 유용하게 부릴 수 있지만, 통제하지 못할 때는 재앙이 되기도 한다. 이제 겨울이 다가오는데 동절기 소방대책에 관한 더욱 각별한 주의와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정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우리가 가장 많은 시간을 머무르는 주택에서는 더욱 더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3년간 통계에 따르면 전체 화재의 24%가 넘게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화재사망자의 60%가 넘는 수치가 또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신규주택에 설치 의무화가 시행되면서 이전 주택에 대해서는 2017년 2월 4일 모든 주택에 설치가 의무화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소방시설이 없는 주택이 많은 실정이다.

매일 크고 작은 화재발생 소식을 접하면서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 것도 사실이다. 화재피해를 직접 당한 분들도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화재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작은 관심으로도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게 화재다. 소화기, 단독경보형 감지기만으로도 미연 방지할 수 있다. 실제 최근 서울 등 여러 지역에서 단독주택에서 울리는 단독경보형감지기 소리를 듣고 지나가던 행인이 신고와 소화기를 이용해 초기진화에 성공한 사례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가장 빠르고 신속한 119나 다름없다. 화재로 인한 인명·재산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가운데 화재발생시 초기대응 사각지대에 놓였던 주택시설에 화재피해를 줄이고 안전한 가정과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선택이 아닌 의무이기에 시민모두가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에 동참해야 한다. 전통시장 역시 동절기 화재에 특히 유의해야 할 곳이다.

불특정 다수가 오랜 시간동안 이용해 온 전통시장은 화재 취약지역으로 각별한 관리와 점검을 필요로 한다. 전통시장에서는 담뱃불이나 전열기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화재 발생빈도가 높은 편이다. 방치된 가연성 물질이 연소를 급격히 확대시키고, 소방통로에 적재된 물건들이 소방차의 출동을 방해해 대형사고로 이어졌다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소방조직에서는 전통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점검, 관리하고 있다. 수시로 전통시장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정기적인 통로확보훈련을 실시하며, 도상훈련을 통한 대응훈련, 즉각적인 출동을 위해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과 시민의 협조라고 강조하고 싶다. 상인들은 전열기 사용과 전기시설 점검에 관심을 가지고 화재발생을 예방할 의무가 있으며, 자위소방대의 정기적 훈련으로 만반의 대비를 갖출 필요가 있다. 시민들 또한 전통시장 취약점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하는 등 엄정한 시선으로 화재발생 가능성을 감시할 필요가 있다.

화재 발생시 소화기 1대의 초기대응이 나중에 소방차 10대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말이 있다. 시민들이 인화물질 사용에 유의하고, 손닿는 자리에 소화기만 비치해 둔다면 전국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화재를 방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소방공무원들은 항상 신속하고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하려 하는 만큼, 잿더미가 된 현장을 마주할 때의 안타까움이 더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화마가 휩쓴 자리는 회복이 불가능하다. 화기를 다루기 전 두번, 세번 유의하는 것으로 화재예방의 첫걸음을 함께 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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