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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적으로 최근 2년간 울산시 전체에서 발생한 주택화재는 467건으로 전체 화재건수의 약 25%이며, 사망자는 전체 화재 사망자의 66%로 매년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 시 화재 발생 추세 특징 중 하나는 높은 비율의 주택화재 발생건수라 할 수 있다. 가장 안전하여야 할 주거공간에서 가장 많은 화재가 발생함으로써 거주자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인명피해 통계는 사람이 평소 상주하고 있는 곳이 주거공간이기에 이해 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일반적인 견해로 생각해 본다면, 다수에 의한 화기 취급이 많은 다중이용시설이나, 전기·가스 시설 등 위험요소가 내재된 산업현장이 오히려 화재 위험성이 높고, 화재로 인한 피해 또한 커야하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률과 발생빈도가 높은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어쩌면 우리는 공용 공간에 대한 화재 경계의식은 뚜렷하게 자리잡아 왔으나, 우리의 주거 공간에 있어서는 무관심으로 채워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례로 최근 사회적 관심과 지자체의 주택화재예방에 대한 다양한 홍보에도 불구하고 2018년 10월 중구 소재의 주택 화재로 거주자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주택의 화재안전은 곧 국민의 안전한 주거생활 환경을 확보하는데 그 중요성이 있으며, 이러한 화재의 위험성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인명의 손실이다. 화재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인명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효과적인 초기 대응과 피난에 관련된 제반사항을 개선함으로써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명 안전성의 확보 여부는 '얼마만큼 신속히 그리고 안전하게 초기 대응 할 수 있는가?'에 의해서 결정되며 이를 돕기 위해서 우리는 각각의 건축물에 소방시설을 설치한다.

현행 제도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화재 안전을 위해 건축허가 과정에서 소방시설에 대한 건축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의무화되어있는데 반해, 주택은 법률적근거와 시도조례가 제정되었으나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화재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소방시설의 설치에는 큰 비용과 공간, 시간이 소모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택 화재 안전을 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방시설은 무엇이 있을까.

이 모든 요건을 갖춘 소방시설이 바로, 주택용 소방시설이다. 큰 비용이 들진 않지만 주택에서 즉각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11년 8월 4일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8조를 신설하여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였으며 기존 주택은 2017년 2월 4일까지 5년간 설치 유예기간을 두어 개선을 권고하여왔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소화기는 초기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할 수 있으며,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연기 발생 시 경보와 함께 음성 메시지로 화재발생을 알려줄 수 있어 주택과 같이 소방시설이 미설치된 곳에서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장비들이다. 주택용 기초소방시설의 구매는 인근 소방기구 판매점, 인터넷, 대형마트 등에서 가능하며 소화기는 세대별, 층별 1개 이상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는 방, 거실, 주방 등 구획된 구역마다 1개 이상 천장에 부착하면 된다. 이맘때쯤 되면 전국에서 화재위험 및 예방에 대한 관심이 극도로 높아진다.

그만큼 겨울에는 난방을 위해서 화기취급이 많아지고 그에 따른 직·간접적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화재 예방 의식은 작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소중한 공간과 고향에 계신 연로하신 부모님께 그 관심의 일부분을 주택용 소방시설로 보내 준다면 '신뢰'와 '안전'으로 보답하여, 이 겨울의 문턱을 든든한 '안심'으로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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