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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산하 공공기관 인사가 '보은인사' 논란을 빚고 있다. '적폐청산'을 구호로 내걸고 23년 만에 첫 민주당 집권에 성공한 민선 7기 김진규 남구청장이 산하 공공기관장 등 일부 인사에 선거캠프 출신 인물을 잇따라 기용하자 시민사회에서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남구에 따르면 남구는 남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직에 정신택 전 SK에너지(주)총무·홍보 본부장을 지난 16일 임명했다. 정 본부장은 김 구청장과 같은 연세대 법학과 출신으로 선거활동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남구청장은 고래문화재단 고래마을운영 팀장(3급)으로 박철효 씨를 임명했다. 박 팀장 역시 산악회 등에서 김 남구청장과 함께 활동하며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고래박물관장직에 부임한 이만우 전 고래문화보존회 상임고문 역시 김 청장의 인수위원회에 속했던 인물로 보은인사 논란을 피해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 관장의 경우 박물관장이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학예사 자격 등 전문소양을 못 갖췄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관장은 고래바다여행선 관리실장을 역임했다.
박물관장직 자격요건 중 '지역사회와 문화관광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항목 탓에 전문성을 갖추지 않더라도 사실상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김 구청장은 남구 체육회 사무처장직에 안재준 세무사를 임명했다. 안 씨는 김 청장의 인수위원회에 속했던 인물로 체육 전문가는 아니란 지적이다.

이처럼 김 남구청장이 연이어 선거캠프 등에서 활동한 인물들을 기용하자 지역사회에서는 새로운 바람을 기대했던 시민들의 실망스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삼산동 주민 안모(38)씨는 "집권여당이 바뀌었지만 낡은 관행은 변함없이 계속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기초자치단체에서부터 인사청문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보은인사 논란에 대해 김진규 남구청장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김 청장은 "정 이사장과 박 팀장은 전혀 선거캠프와 무관한 인물"이라며 "전문성을 인정받아 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만우 관장은 울산에서 20여년간 장생포와 고래 등에 대해 현장실무를 익혀온 인물로 울산에서 이보다 고래를 잘 아는 사람이 있냐"고 반문했다. 고래박물관의 경우 장생포 고래문화 특구 내 JSP키즈랜드 등 여러시설을 관리하는 역할을 해야해 다른 박물관 관장과는 다른 역할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정 이사장에 대해서도 "서동욱 전 청장시절에도 이사장직에 지원을 했던 인물로, 노사민정을 위해 경영계와 고리가 필요한 부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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