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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 취한 20대 남성이 폐지를 줍던 70대 할머니와 말다툼을 벌이다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 얼마전 경남 거제에서 50대 여성이 건장한 청년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 시점에 울산에서 또다시 약자를 상대로 한 묻지마 폭력이 일어나 불안감과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19일 울주경찰서는 상해 혐의로 A(25·남)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9일 오후 9시 45분께 울주군 언양읍 한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B(77·여)씨를 때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취업준비생인 A씨는 당시 친구와 술을 마신 뒤 귀가하려고 버스를 기다리다가 골목에서 폐지를 정리하던 B씨를 발견했다. A씨는 대뜸 B씨에게 다가가 말다툼을 했고, B씨가 "왜 그러느냐. 그냥 가라"고 하는 것에 격분해 급기야 B씨 얼굴을 두 차례가량 때렸다. B씨가 "왜 때리느냐"고 항의하자 A씨는 수차례에 걸쳐 B씨를 벽으로 거세게 밀치기도 했다. 

자칫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폭력행위는 다행히 현장을 지나던 고등학생 3명 덕분에 중단됐다. 학생들은 A씨를 제지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근처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B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폭행당한 B씨는 목과 머리에 고통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A씨를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며, B씨에게서 진단서를 받으면 상해 혐의를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건은 주취 폭행에 대한 처벌 강화를 요구하며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라왔다. 

게시자는 "길을 지나던 의로운 학생들이 아니었다면 할머니는 저 좁은 골목에서 차디찬 죽음을 맞이 할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학생들은 끝까지 음주청년의 폭행을 막았다"고 적었다. 이어 "음주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 폭행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하게 하고 사후 인성교육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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