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면, 화재예방 실천부터
소중한 것을 지키고 싶다면, 화재예방 실천부터
  • 울산신문
  • 승인 2018.11.2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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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수 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

영국 심리학자 제임스 리즌(James Reasen)의 '스위스 치즈모델(The Swiss Cheese Model)'이론을 아는가? 하나의 사건이나 사고, 재난은 한두 가지의 위험요소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위험요소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예로 든 것이 스위스 치즈다.

스위스 치즈는 만드는 과정에서 불규칙한 구멍들이 생긴다. 이러한 불규칙한 구멍이 있는 치즈슬라이스를 여러 장 겹쳐놓았을 때 관통하는 구멍이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치즈 슬라이스는 안전요소들, 구멍은 안전요소의 결함을 뜻한다. 이는 각 단계의 안전요소마다 내부 결함이 있으며, 이러한 결함이 우연히, 또는 필연적으로 동시에 관통될 때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결함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예방하고 대처한다면 사고는 막을 수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센터 작년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0월까지 2,808건이던 화재가 11월이 들어서면서 3,622건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1·2월은 4,600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올해도 큰 기상이변이 없는 한 비슷한 수준으로 화재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재 발생 원인은 부주의와 전기적 요인이 주를 이룬다. 그중 부주의가 4만 4,000여 건 중 2만 3,000여 건을 차지한다. 주로 담배꽁초, 음식물 탄화, 쓰레기소각, 화원방치 등이 해당된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면 화재의 절반 이상을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다음은 전기적 요인이다. 9,264건의 화재 건수 중, 첫 번째가 과전류에 의한 화재다. 모든 전선이나 전기기기에는 '정격용량'이라는 전기량이 정해져 있는데 이를 초과해 사용할 경우, 열이 과다하게 발생해 화재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예가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이다. 두 번째, 누전에 의한 화재로 먼지나 물 등에 콘센트가 오염되면 콘센트 내부에 누전과 트래킹이 발생하여 순간적인 고열로 화재가 발생한다. 세 번째, 단락 또는 합선에 의한 화재로 전선이나 전기기구 절연체가 파괴되거나 두 가닥의 전선이 어떤 원인에 의해 서로 접촉하면서 순간적으로 큰 전류와 많은 열을 발생해 전선이 녹고 주변 물질에 불이 옮겨 붙어 화재가 발생한다.

전기적 요인 화재의 예방책으로는 △낡은 멀티탭은 가급적 사용하지 말고, 개별 스위치가 부착된 제품을 사용하거나 과전류차단장치 설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와 같은 고정 전력소모가 많은 전자제품은 콘센트에 직접 연결해 사용하고, 주변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자주 청소해야 한다. △전기장판이나 전기요·히터 등 온열기구는 반드시 안전인증을 받은 규격제품을 사용하고, 보관 시에도 접어두거나 켜둔 채로 외출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전기기기 등을 취급하거나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사용 전·후에 이상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이상이 있을 때에는 즉시 수리하는 등 주기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해야겠다.

화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만 움직이는 패낙상태에 빠지게 되므로 초기 화재진압 및 대피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화재 시에는 제일 먼저 당황하거나 무서워하지 말고 침착하게 행동해야 한다. 대피할 때는 문 밖에 화기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잡이 등에 손을 댄 후 뜨겁지 않다면 문을 열고 대피하고, 뜨겁다면 문밖에 화기가 있는 것으로 문을 절대 열어서는 안 된다.

불이 난 건물 내에 갇혔을 때는 문틈으로 들어오는 연기는 수건 등으로 막거나 실내에 물이 있으면 물을 뿌리는 등 안전조치를 취한 후 갇혀 있다는 사실을 외부로 알려야한다. 연기 속을 통과할 때에는 낮은 자세로 엎드려 수건 등을 물에 적셔서 입과 코를 막고, 숨을 짧게 쉬며 신속하게 대피하고, 안내원이 있을 때에는 안내원의 지시에 따르거나 통로의 유도등을 따라 침착하고 질서 있게 대피해야 한다. 아래층으로 대피가 불가능할 때에는 옥상으로 대피하거나, 완강기 및 구조대 등 피난기구를 이용해 대피해야 한다.

화염을 통과해 대피할 때는 물에 적신 담요 등을 뒤집어쓰고 신속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다. 엘리베이터는 화재 발생 층에서 열리거나 정전으로 멈춰 안에 갇힐 염려가 있으므로 절대로 이용해선 안 된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화재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예방이 가능하다. 화재는 예고 없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한 순간에 앗아간다. 언제까지 소중한 것들을 운에 맡기고 싶은가? 정말 소중하다면, 정말 지키고 싶다면, 지금 당장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해 화재를 예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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