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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시청 광장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좀처럼 수은주를 올리지 못한다는 소식이다. 울산의 경우 지역 특성상 기업기부 의존도가 높지만 조선업 불황 등으로 지역 경제가 가라앉으면서 법인모금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최근 동구의 한 사회복지관의 기부금 횡령 등으로 기부 자체에 대한 불신도 기부침체에 한몫을 하고 잇는 실정이다. 

울산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역 주력사업이 주춤하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지자 법인 기부자를 만나 협조를 구해도 대부분 어렵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10월 말 기준 모금액은 73억 4,000만 원으로, 같은 날 전년대비 75억 7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해 1억 6,700만 원이 저조한 상황이다. 그 중 법인기부금은 10억 원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32억 7,000만 원이 모금된 것에 비해 전년 동기 모금액에서는 42억 3,800만 원으로, 기업기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기 불황과 더불어 기부금 관련 각종 비리 등으로 기부금 신고자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7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기부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매년 감소하고 있다. 2011년 36.4%였던 응답률이 지난해에는 26.7%로 뚝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경제적인 여유가 없거나 기부를 요청하는 시설, 기관, 단체 등을 믿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물론 사회분위기는 그럴 수 있지만 연말에 이뤄지는 모금행사는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의 실천이라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울산의 경우 어느 때보다 지역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실물경제의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이웃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볼 때 올해는 목표액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목표 온도 100도를 초과해 울산시민의 사랑이 그대로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온도탑 수은주는 공동모금회가 모금된 이웃돕기 성금 액수에 따라 사랑의 온도를 높여 울산시민에게 '이웃사랑'의 현황을 눈으로 보이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전국 최고의 소득을 자랑하는 울산이지만 주위를 돌아보면 하루 끼니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극빈층이 널려 있다. 

사랑의 온도탑의 온도만큼 우리 사회의 훈훈함이 전해져 이 겨울 소외된 이웃들의 얼굴에 넉넉한 미소가 피어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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