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
아키히토 일왕
  • 울산신문
  • 승인 2018.12.0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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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편집이사 겸 국장

주한 일본대사관이 일왕 생일 기념 리셉션을 예고했다. 내년 퇴위하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생일 잔치를 서울에서 열겠다는 통보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12월 6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일왕 생일 기념 리셉션을 열 예정이다. 대사관 측은 최근 국내 정·재계 인사 등에 초대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아키히토 일왕의 생일(12월 23일)을 일종의 국경일(공휴일)로 기념하고 있으며, 매년 12월 각 재외공관에서 주재국 인사들을 초청해 축하 리셉션을 열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내년 퇴위를 앞둔 만큼 이번 생일은 그의 일왕으로서 마지막 생일이 된다. 아키히토 일왕은 2016년 8월 생전 퇴위(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왕세자에게 넘기는 것) 의향을 밝혔으며, 이에 따라 2019년 4월 30일 퇴위하고 아들 나루히토(德仁)왕세자가 다음날(5월 1일) 즉위할 예정이다.

아키히토는 공식적으로 자신의 핏줄이 백제에 있음을 밝힌 일왕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1년이다. 아키히토는 "나 자신과 관련해서는 옛 칸무 50대 일왕의 생모 다카노노니이가사가 백제 무령왕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기록돼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키히토의 아버지인 히로히토 일왕도 지난 1984년 "스이코 일왕 이전 일왕의 역사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일왕 중에는 한국과 관련이 있는 분이 일본에 도래해 그 혈통이 일왕의 역사 속에 포함돼 있는 지도 모른다"라고 하여 '살아있는 신'으로 존재했던 일왕 스스로 일본의 왕통이 한반도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일제강점기 이후 자신들의 조상이 살았던 한반도의 땅을 밟고 이 땅에 살면서 놀랍게도 자신들의 고향이 바로 한반도라는 사실에 경악했다.

대한민국과 일본의 긴밀한 유대가 오늘의 적대적 관계로 바뀐 것은 백제의 멸망 이후부터였다. 서기 660년 백제 멸망 후, 백제유민들은 혈연국인 왜국의 군사 지원을 받아 백제부흥운동을 일으킨다. 당시에 의자왕의 여동생으로 일본 37대 왕에 올랐던 제명여왕은 본국 백제를 되찾기 위해 군선을 건조하고 탐라국에 참전을 요구하고 왜병을 사비성에 파견하지만 지도층의 내분으로 결국 실패하고 만다. 의자왕의 아들인 부여용은 망국의 깊은 한을 품고 유민을 거느리고 왜국에 건너가서 38대 텐치왕이 되고, 국호를 왜(倭)에서 일본으로 고쳤다. 이것은 한국고대사에 속한 왜국 역사에서 새로운 나라 일본이 탄생한 사건이다.

일본 고대사에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한 번도 알려지지 않은 백제인 여왕이 존재했다. 바로 스이코 여왕이다. 스이코는 백제 왕족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일본 최초의 정식 여왕이다. 스이코 여왕은 백제의 관륵스님을 초빙, 천문지리학을 일으켰는가 하면 한반도의 아악을 이식했다. 어디 그뿐인가. 고구려의 담징을 모셔 금당벽화 등 미술 문화를 일으켰고, 신라 진평왕의 환심을 사, 신라 불교도 도입했다. 그녀가 지금까지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은 것은 양국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일왕 생일 축하연보다 일왕의 뿌리를 서울 한복판에서 규명하는 것이 양국 관계에서 더 의미 있는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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