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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대법원장은 5일 울산지법을 찾아 "법원이 위기에 처해 있으나 법원구성원들이 마음을 합해 기본과 원칙을 잘 지켜나간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화염병 투척 사건 경계 삼엄한 경비
지난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울산지법을 방문한 김 대법원장은 구내식당에서 열린 비공개 대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는 최인석 지법원장, 남근욱 가정법원장, 수석부장판사, 법관 30여 명, 직원 25여 명이 참석했다. 이 가운데 법관 및 직원 10여 명이 사법개혁 및 처우개선 등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은 법원이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나가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라면서 "전국법관대표회의 등 여러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비록 속도가 조금 더딜 수 있더라도 법원 안팎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개혁을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법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7일 대법원장 출근 차량 화염병 투척 사건 탓에 이날 오전 11시 김 대법원장이 승용차에서 내리자 여러 명의 경호원이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김 대법원장은 "울산지법을 방문한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고 법원 건물로 이동했다. 

김 대법원장은 언론 접촉은 물론 지역 변호사회 등 외부 기관과 간담회 일정도 잡지 않았다.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등 내부소통에만 집중했다. 사법 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등 최근 검찰 수사로 혼란스러운 법원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 울산시국회의, 적폐청산 촉구 시위벌여
김 대법원장은 청사 현관 정원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오후 1시 30분께 다음 행선지인 부산고등법원으로 출발했다. 지난달 24일 수원지법 안양지원부터 시작된 김 대법원장의 전국 34개 법원 방문은 내년 1월 중순까지 계속된다. 

이날 김 대법원장의 방문에 맞춰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울산시국회의'는 법원 앞에서 사법적폐 청산과 사법대개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울산시국회의는 "양승태 대법원은 박근혜 정권의 비위를 맞추며 재판을 거래했다. 이를 통해 기득권을 강화하려고 시도하면서 민주주의와 헌법의 근본을 흔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농단의 전모가 드러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를 공개하고 성실한 수사협조를 약속했다"며 "그러나 여섯달이 지난 지금 수사협조는 없고, 제식구 감싸기가 여전해 법관들이 사실상 법위에 군림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주장했다. 

울산시국회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적폐법관들의 구속 △영장발부와 재판을 담당할 특별재판부 설치 등 특별법 제정 △사법농단 적폐법관 탄핵 △사법농단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및 원상회복 등을 요구했다.  조창훈기자 usj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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