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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얽히고 설킨 '공공병원' 설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보험공단) 직영병원 분원'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낙점하고 관련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송철호 시장이 직접 보건복지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물밑 접촉하고, 정몽주 정책 특보가 위원장을 맡은 '울산 공공병원 건립 협의체'도 유관기관의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울산의 숙원사업인 공공병원 설립은 수년 째 예비타당성 조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보험공단 직영병원을 유치할 경우 복잡하게 얽킨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타 도시와의 경쟁에서 울산 유치의 필요성을 얼마나 어필할 수 있는지와 의사 협회 등의 반발을 설득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공공병원 건립을 위한 협의체가 지난달 13일 1차 회의, 23일 2차 회의를 가졌다. 1·2차 회의를 통해 그 동안 협의 내용 등 추진상황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의견 수렴과 추진위원회 구성, 연구용역 발주 문제 등이다.

협의체는 정몽주 정책 특보가 위원장을 맡았고, 시의원과 건강연대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이후 울산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그룹으로 자문위원을 선정하고 본격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용역도 올해 말 발주한다. 큰 틀에서는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국립병원이나 국립병원 분원 유치, 특성화 된 또 다른 형태의 국립병원 유치 등의 방안도 지속적으 논의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립병원 유치는 예타의 벽을 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대안 제시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험공단 직영병원 분원 유치가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보험공단은 노인 인구와 의료 욕구의 증가, 질병 구조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의료서비스 환경과 병원 운영 모델 제시가 요구되자, 공익적 차원에서 의료 서비스 취약지역에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보험자 직영 병원인 '일산병원'을 설립했다. 

또 최근에는 일산병원의 성공을 발판으로 영남과 호남권에 각 1개씩 직영병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에 따른 관련 용역을 내년 초 발주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 시장은 당선 후 여러 차례 "울산 공공병원 문제는 '일산형 공공병원'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언급한 바 있어, 보험공단 직영병원 유치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몽주 특보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공공병원 설립에 접근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보험공단 직영병원 유치가 가장 뚜렷한 대안"이라며 "유치에만 성공하면 보험공단 차원에서 보건복지부 예산 심의를 받으면 되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가 모두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보험공단 측에서 공공의료 영역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고, 울산 공공병원 설립은 대통령 공약사업인 만큼 울산 유치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며 "송 시장이 보건복지부 장관, 보험공단 이사장과 수차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함께 "울산은 장애인 치과 진료 과목이나 화상병원, 권역별 감염자 병원 등이 없기 때문에 보험공단 직영병원을 특성화된 병원으로 추진할 경우 현재 반대 의견을 나타내고 있는 의사협회나 병원협회도 충분히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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