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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로 개발한 첫 정지궤도 위성인 '천리안 2A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2011년 7월 개발이 시작된 지 7년 6개월 만이다. 천리안 2A호는 궤도 안착 이후 호주 동가라(Dongara) 지상국과 첫 교신을 하고 성공적인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위성은 발사 후 1시간이 지나면 태양을 향해 태양전지판을 펼치게 된다.

발사 뒤 2주 정도가 지나면 표류궤도에서 고도를 높여 약 한 달 뒤에는 목표 정지궤도에 자리를 잡게 된다. 천리안 2A호는 이후 각종 시험을 거쳐 내년 7월 이후에 기상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위성은 앞으로 10년간 한반도 주변의 기상을 관측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우리별 1호부터 이번에 발사된 천리안 2A호까지 모두 19개의 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렸다. 이 가운데 우리별 1, 2호 등 10개 위성이 임무를 마쳤고 9개가 제기능을 하고 있다. 최초의 과학위성인 '우리별 1호'는 초보적인 소규모 위성이지만 우주 산업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위성이었다. 영국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의 기술을 전수받아 제작된 우리별 1호는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루 우주기지에서 프랑스 발사 로켓인 아리안(Arrianos) V-52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 위성의 무게는 50㎏으로 지상 1,300㎞ 상공에서 초속 8㎞의 속도로 하루에 13번씩 지구 궤도를 돌았다.

우주에서 임무를 마친 우리나라 위성이 10개나 되지만 미국의 경우는 우주 미아가 된 위성이 엄청나다. 가장 최근엔 화성 탐사선 보이저 2호가 마지막 궤도 수정을 끝내고 태양계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1977년 8월 20일 발사돼 지구에서 두 번째로 멀리 날아간 우주 탐사선이 보이저 2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보이저 2호가 태양계를 조만간 벗어나게 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12년 8월, 인류 역사상 최초로 태양계의 '국경'인 태양권계면을 넘어 날아간 보이저 1호에 이어 두 번째다.

41년간 약 178억㎞를 항해한 보이저 2호는 현재도 시속 6만 2,700㎞의 엄청난 속도로 태양계와의 '이별'에 다가가고 있다. 프랑스어로 '여행자'를 의미하는 보이저와 이별이 주목되는 이유는 그 자체로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보이저 1, 2호는 인류가 만든 구조물 중 지구에서 가장 멀리 날아간 물체다. 이 때문에 한 걸음 지구에서 멀어질 때마다 역사가 새로 쓰이게 된다. 지금도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는 보이저 1호와 2호의 위치와 이들이 받는 우주방사선의 양을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다.

보이저 2호의 경우 지금 현재 지구로부터 약 216억 4,900만㎞와 178억 9,000만㎞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이저 1, 2호는 우주 탐사 역사에서 엄청난 역할을 했다. 이제 겨우 정지궤도 위성을 발사한 우리로서는 태양계와 이별하는 보이저 형제가 그저 부러움의 대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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