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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직장인 김 모씨는 내년 첫딸의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사립유치원을 선택했다. 최근 사립유치원 실태가 낱낱이 공개되면서 공립유치원에 딸을 보내고 싶었으나, 공립의 좁은문 통과도 만만치 않지만 공립의 제한적 돌봄여건 때문에 선택하지 못했다. 집 근처 공립유치원 대부분이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해 아이를 맡기기가 마땅치 않아서다.

통상 공립유치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까지만 원아를 돌본다. 이 시간 이후 진행되는 '방과 후 과정'의 추첨에서 떨어질 경우 오후 시간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맞벌이 가정은 난감한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 지역 80여 공립유치원 보다 사립 115개의 교육 시간이 훨씬 길다. 저녁 8~10시까지 운영하는 '온종일 돌봄교실'도 사립이 월등히 많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공립 끝나고 학원 하나 더 보내는 것이나 사립유치원에 맡기는 것이나 비용은 같다'는 자조가 나오기도 한다.

이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국공립유치원 확충 관련 추가 대책'이 반가운 이유다. 그동안 맞벌이 가정에 '그림의 떡'으로 만들었던 공립 운영시간을 대폭 늘린 것이다. 맞벌이·저소득·한부모 가정 등 늦게까지 돌봄이 필요한 경우 오후 5시까지 방과 후 과정을 통해 돌봄을 받도록 했고, 아침(오전 7~9시)·저녁(오후 5~10시) 돌봄의 경우 지역별로 운영 모델을 구체화 하도록 했다.

공립은 방학도 통상 4~5주로 사립보다 길었는데 내년 여름방학부터는 돌봄이 꼭 필요한 유아가 방학 중에도 돌봄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최근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를 계기로 본격 추진되는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공립유치원 증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공립 내실화를 통한 경쟁력을 촉진하는 자극제로도 작용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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