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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회담으로 대화의 시대가 열리면서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긴장감과 불안감은 다소 낮아진 분위기이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여전히 불안하며, 테러리스트 활동이 전방위적이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자행되기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생물무기 이용 테러가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설에 사용될 경우 많은 사상자 발생과 동시에 공포감을 조성해 사회적 기능을 마비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생물테러란, 잠재적으로 사회 붕괴를 의도하고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독소 등을 사용해 살상을 하거나, 사람, 동물 혹은 식물에 질병을 일으킬 목적으로 하는 행위를 말하며, 생물테러를 일으킬 수 있는 균은 탄저, 페스트, 두창, 보툴리눔독소증, 에볼라바이러스병, 마버그바이러스병, 라싸열, 야토병 등이 있다.

이에 지난 10월 2일 북구보건소 주관, 질병관리본부·울산시 주최로, 북부소방서, 중부경찰서 등 17개 기관과 함께 두창 이용 생물테러 발생 상황을 설정해 민관군경이 신속 대응하는 실제훈련을 실시했다. 실제 생물테러에는 탄저균과 두창균의 이용이 유력해 이번 훈련에서는 두창균 대비 훈련으로 계획했다.

두창바이러스는 과거 천연두, 마마로도 불렸으며, 중남미 아스텍·잉카제국을 무너뜨린 균으로도 유명하다. 유럽인들의 침략과 함께 우연히 들여온 생물무기 두창으로 인해 허약해진 아스텍 원주민과 남미 잉카인은 스스로를 방어할 능력이 없었으며,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서운 전염병의 공격에 면역력이 없었던 원주민에게 치명적이었고, 유럽은 손쉽게 승리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쟁기간 중 두창이 크게 퍼져, 4만여 명 정도가 감염, 1만 명 이상 사망했다고 한다.

두창은 17세기 에드워드 제너가 백신을 개발한 이래 1980년 WHO에서 박멸선언을 하면서 지금까지 인류가 정복한 유일한 질병이지만 앞으로 발병하지 않으리란 장담은 어렵다. 미국에서 보관하고 있던 두창균 존재를 뒤늦게 알아차린 경우라든지 빙하기 이래 잠자고 있던 두창균의 재등장이라든지 여러 이야기가 우리를 불안하게 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두창이 박멸돼 별도 예방 백신 접종을 하지 않지만, 치사율이 높은 감염증으로 두창이 발생한 적이 전혀 없는 인구집단에서 발생시 치명률이 50~90%에 달한다. 생물무기로 사용 시 소량으로도 대량의 환자를 발생시켜 혼란에 빠뜨릴 수 있기에 이에 대한 대응 연습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훈련에 앞서 유관기관과 시나리오 등 진행상황을 공유했고, 대응 기관별 의견수렴을 위해 간담회 및 사전회의도 가졌으며, 대응 요원들의 생물테러에 대한 전문교육과 개인보호구 착·탈의 실습으로 전문성을 높였다. 생물테러 대비·대응 훈련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부분은 한 기관에서만 대응하기에 역부족이어서 유관 기관간 적극 참여와 지속적이고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며, 생물테러에 대한 담당자 이해도도 높아야 원활히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북구도 지난 9월 1일 북부소방서가 개청함에 따라 북부소방서도 같이 참여했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훌륭히 역할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이런 성과로 11월 15일 울산롯데호텔에서 질병관리본부 주관으로 열린 생물테러 대비대응 종합평가대회에서 북구는 장비관리분야 우수 기관상을 받았다. 훈련 성과로 북구보건소와 울산119화학구조센터에서 2명이 장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는 참여한 모든 유관기관의 협조가 잘 됐기에 가능했으며, 바쁜 중에도 훈련을 위해 사전회의와 간담회, 교육에 참여해준 경찰서, 소방서, 울산119화학구조센터, 7765부대, 울산국립검역소, 울산대학교병원 등 여러 기관 참가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뜻을 전한다.

테러는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 항상 주민의 안전을 위한 철저한 준비만이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신속·정확하게 대응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주민이 건강하고 안전한 북구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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