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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울산시청에서 열리는 '울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전시에 참여해 작품 전시와 시연행사를 선보이는 김종춘 씨. 그는 "아무리 비싸고 모가 좋은 붓이라도 직접 쓰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깃들여 간수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울산시청에서 열리는 '울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전시에 참여해 작품 전시와 시연행사를 선보이는 김종춘 씨. 그는 "아무리 비싸고 모가 좋은 붓이라도 직접 쓰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깃들여 간수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무리 비싸고 모가 좋은 붓이라도 직접 쓰는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깃들여 간수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것"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사라져가는 전통 붓을 반세기 넘게 만들어 온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모필장 김종춘(77)씨.

28일까지 시청서 작품전·시연
6·25 후 밀양서 3년간 기술 전수
사라져가는 전통붓 제작 구슬땀
"무형문화재 처우 개선·관심을"


 그는 좋은 붓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쓰는 사람이 정성스럽게 붓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종춘 씨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울산시청에서 열리는 '울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전시에 참여해 작품전시와 시연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서는 장도장, 모필장, 울산옹기장, 벼루장 등 총 4개 종목의 장인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과 일산동 당제 별신굿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는 이번 전시 참여 소감에 대해 "각 분야의 무형문화재들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기에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지만 아직까지 무형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이와 관련한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울산시 무형문화재 제5호였던 전각장 정민조 씨가 지정 해제 후 타 지역으로 떠난 것이 아쉽다. 우리 지역에서 새로운 무형문화재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 있는 것들을 잘 지켜내고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42년 경북 청도군에서 출생한 김종춘 씨는 6·25전쟁 휴전 당시 경남 밀양으로 이주한 후 고 김형찬 스승으로부터 3년간 붓 만들기를 전수받았다.


 김 씨는 "3년간 기술을 연마하자 스승은 붓 만드는 빗과 칼 하나씩을 쥐어주더니 "이제 어디가든 먹고 살 수 있을 거다"고 말하더라. 당시에는 먹고 사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대전, 광주, 목포 등 전국 이곳저곳을 다니며 기술을 배우고 익혔다"며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울산에 자리 잡은 것은 1993년 울산 중구 성남동에 정착해 죽림칠현(竹林七賢) 필방을 운영하면서부터. 그 이후 꾸준히 작업 활동에 매진해 2004년에 울산시 지정 무형문화재로 인정받았다.


 김 씨는 "예전처럼 몇 년을 묵묵히 기술을 배우려고 하는 젊은 전수자들이 많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가족들에게 대를 잇는다는 생각으로 자녀들에게 전수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관광자원으로도 활용 가능한 전수관이 하루 빨리 생겨 그곳에서 제자들을 가르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재를 알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주기자 uskhj@ulsanpress.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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