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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현역 의원 21명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 또는 공모에서 배제하기로 한 인적쇄신과 관련해 "계파 시대가 저물고 있다"며 "이번 결정 또한 계파주의와 결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제가 와서 계파주의와 전쟁을 시작했고 나경원 원내대표가 선출됨에 따라 계파 파괴의 길을 열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산을 볼 때 숲과 나무를 같이 봐야 하지만 당 안에 있는 사람은 아무래도 나무를 많이 보게 돼있다"며 "이번 결정은 그야말로 숲을 보는 국민의 시각에서 내린 결정"이라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 분 한 분 배제된 분들의 사정이나 상황을 보면 다들 나름대로 설명할 것들이 많고 억울한 분들도 많다"면서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 숲을 봐야 한다는 관점에서 결정했고, 비대위가 외부위원에게 권한을 부여한 건 숲을 보는 눈으로 당 쇄신을 주도해 달라는 뜻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회의원이든 주요 공직이든 이 공직은 과거 성공에 대한 보상이 아니다"라며 "과거 투쟁에 대한 보상도 더더욱 아니고, 일부 계파 보스나 당의 일부 지도자에 대한 충성 대가도 더더욱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적쇄신을 통해 "계보 정치를 탈피하고, 국회의원직이 과거 성공에 대한 보상인 냥, 과거 투쟁에 대한 전리품인 냥 챙기려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내년 2월 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되면 비대위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를 폄하하고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것이야말로 우리 당이 잘못되길 바라는 심정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게 나무만 보는 것"이라며 "이번 결정이 아무것도 아닌 냥 폄하할 때 가슴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협위원장에서 배제된 현역 의원들에게 '구제책'이 있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에도 그런 적이 있다"며 "그분들이 정말 백의종군하면서 국가에 다시 공을 세우면, 그런 분들을 다시 재중용하는 일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에 배제되신 분들도 앞으로 총선 때까지 (시간) 남았지 않나"라며 "그분들이 어떤 일 하실지 모르잖나"라고 여지를 남겼다.  서울=조원호기자 usc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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