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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신규 임원 수를 예년보다 늘리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글로벌 판매량과 실적이 악화하는 와중에서도 미래 차와 영업과 마케팅 분야에서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해 미래 준비를 위한 '차세대 리더'를 육성하는데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은 19일 현대·기아차 183명, 계열사 164명 등 총 347명 규모의 2019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8명 △전무 25명 △상무 64명 △이사 106명 △이사대우 141명 △연구위원 3명이다.

이번 인사의 특징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임원 승진자의 수를 전년에 비해 37명 늘린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여파로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기가 하강하며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정보통신(IT)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급변하는 미래 차 시장에 대비하기 위해 차세대 리더가 될 자질이 있는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적 위주 인사 기조와 함께 미래 성장 잠재력 확보를 위한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부사장 승진자만 봐도 현대차그룹의 인사 전략을 읽을 수 있다.  문정훈 전주공장장과 박동일 현대기아차 전자 담당과 장재훈 경영지원본부장, 전상태 기획조정2실장, 유영용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등 IT와 경영·전략통들이 대거 부사장단에 합류했다. 현대모비스에서는 배형근 재경본부장과 성기형 구매본부장, 현대제철에서 박종성 전무가 각각 부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사대우 승진자다. 올해 이사대우 승진자는 141명으로 지난해(115명)에 비해 22.6% 증가했다. 상무 이상 승진자(102명)가 5명 줄어든 것과는 차이가 난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이사대우 직급의 비중은 40.6%로 2011년(44%) 이후 최대 수준이다. 전체 임원승진자 가운데 42%(146명)가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나왔다. R&D분야의 승진자가 146명으로 지난해(137명)보다 많아졌다. 

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친환경 차와 미래 차, 고성능 차의 역량을 키우는데 힘을 쏟는 것과 맞닿아있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R&D 부문 역할을 강조하면서 우수 인재 육성을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영업과 마케팅부문 승진자도 대거 확대됐다. 영업·마케팅부문 승진자는 89명으로 지난해(58명)보다 53.4% 증가했다. 전체 승진자 가운데 비중도 25.6%로 지난해(18.7%)에 비해 6.9%나 뛰었다. 

현대차는 최근 유럽 시장에서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임원 승진자를 크게 늘린 것은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연구위원 3명을 새로 선임해 핵심 기술 분야의 전문 역량도 강화한다. 이번에 새롭게 선임된 연구위원은 △유제명 자율주행 기술 분야 위원 △어정수 환경차 분야 위원 △정영호 연비동력 분야 위원 등이다. 높은 성과를 이뤄낸 여성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도 했다. 류수진 현대카드 브랜드1실장 류수진 부장이 이사대우로 승진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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