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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한민국 방송이 모조리 좌파방송이라 주장하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스스로 방송을 시작했다. 유튜브 1인 방송 'TV 홍카콜라(이하 홍카)'다.

홍카는 문을 연 첫날부터 막장 방송으로 도배해 정치권에서 온갖 발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홍 전 대표의 첫날 방송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달 체코 방문과 일명 '탈원전 정책'으로 불리는 에너지 전환 정책을 이슈로 삼았다.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비난 방송이 시작되자 정치권은 일제히 거칠게 반응했다. 바른미래당은 "망상주의자가 됐나"라고 강력 비판했고 한국당 조차도 홍 전 대표의 이런 움직임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홍 전 대표는 문 대통령의 체코 방문 관련 "체코에는 김정은 일가의 해외 비자금을 총괄하는 김평일 대사가 있다"며 문 대통령이 김 대사를 통해 현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홍 전 대표는 "북한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 68억 달러 지원을 받았고 정상회담 대가로 비밀리에 5억 달러 지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며 "미국의 경제 제재로 과거처럼 은행을 통한 현금 전달은 불가능하다. 그러면 남은 것은 현찰이다. 과연 어떤 거래가 이뤄졌는지 문재인정부의 힘이 빠질 때 본격적으로 조사해 보겠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 CIA가 김정은 참수 작전을 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홍 전 대표는 "미국의 대외정책을 보면 외교로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CIA(중앙정보국) 공작에 들어간다"며 "(북한에 대한 정책은) CIA 공작 단계라고 한다. CIA 공작은 다름 아니라 참수 작전"이라고 했다. 탈원전 정책도 북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우리나라는 지금도 플루토늄 재처리를 하면 즉시 1,000개 이상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북한을 생각해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으려고 원전 가동을 중지했다"고 말했다. 홍카콜라 구독자는 첫 방송 시작과 함께 2만 1,000여 명을 넘어섰다.

홍 전 대표의 막말은 지난 대선에서 보수우파 800만 표를 끌어모은 자신감에서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 당시 홍 전 대표는 득표율이 24%로 안철수를 제치고 2위였다. 박근혜의 끝없는 추락을 목격하는 시기에 대부분의 보수우파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시기였지만 홍준표의 막말이 그들을 대리만족 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대선 패배 후 한동안 정치에서 멀어질 것으로 보였던 홍 전대표는 미국으로 떠나 불과 보름만에 다시 돌아왔고 대표직을 내려놓고 쉬어갈듯하다가 다시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 불과 1년 사이에 2선 후퇴와 정치 재개를 몇 차례 반복한 셈이다. 문제는 홍 전 대표의 정치적 발언이 거칠어질수록 그나마 유지되던 보수우파의 지지층이 비틀거린다는 점이다.

촛불정국 이후 우리 정치에서 보수라는 기둥 하나는 완전히 썩어 정체성의 상실과 가치에 대한 진정성 결핍으로 회복불능 상황에 내몰렸다. 막연한 샤이보수에 기대어 지방선거를 치렀지만 참패였다. 박근혜로 시작된 보수의 해체는 홍준표로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그의 홍카가 볼륨을 높일수록 왜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이 신바람을 내는지 곰곰히 생각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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