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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주력산업의 업황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 업계의 자금사정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동차부품업계의 가파른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추세에 맞춘 미래 경쟁력 보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26일 내놓은 '울산지역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중 울산지역 자동차업계의 자금사정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이익 감소 및 신용등급 하락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실제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이같은 사유로 지난 10월 말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지역 자동차업계는 4분기 들어 북미 및 중국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판매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고, 내년에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 성장세 둔화 등 여파로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완성차업계의 업황 부진으로 인해 중소부품업계의 실적 악화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자동차부품업체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017년 들어 감소로 전환됐고, 올들어 1~9월 중에도 전년동기대비 0.5%, 5.8%씩 각각 줄어들었다.
 수출도 1~11월 중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직전 2개년에 비해 둔화됐다.
 이 때문에 자동차부품산업의 고용 및 설비투자도 다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들어 2월 이후 울산지역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의 고용보험 피보험자수가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또 예금은행의 울산지역 자동차업체에 대한 시설자금대출이 전년동기대비 감소로 전환됐는데, 이는 지역 자동차부품업체가 업황 전망 악화로 설비투자 계획을 축소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울산지역 자동차부품산업은 한동안 실적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경제성장세 둔화로 인해 현대자동차의 중국 판매가 감소하고 있고, 미국이 국산차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자동차부품의 대미 수출이 위축될 위험도 잠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국내 자동차부품업계가 글로벌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차 및 자율주행차 도입 추세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행보에 나서야할 때라고 결론지었다.


 한국은행울산본부 김경호 조사역은 "정부 및 유관기관의 수출·투자 지원, 정책금융 확대 등은 당장 위기에 봉착한 자동차부품 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단기적인 해법에 불과한 만큼, 자금상황이 더욱 악화되기 전에 중장기 생존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3대 주력산업 가운데 자동차를 제외한 석유정제 및 화학, 조선업의 자금사정은 상대적을 양호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조선은 하반기 들어 경기 반등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10월말 기준 수주잔량(인도기준·현대중공업 및 미포조선 합산기준)이 195억5,000만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이번 수주잔량 증가는 2014년 9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지역 조선업 수주잔량(202억2,000달러)은 11월에도 전년동월대비 5.7% 늘면서 증가세를 이어갔다.


 석유화학은 석유화학은 일부 업체의 정기 시설보수로 전분기대비한 생산이 일시적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사실상 글로벌 수요는 견조했다는 평가다.
 실제 SK에너지는 전체 공장설비를 순차적으로 완전히 정지해 정밀 점검하는 대정수(2개월 소요)를 11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앞서 한화케미칼 및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도 4분기들어 정기 시설보수(약 20~30일)를 실시했다.


 울산본부 임영주 기획조사과장 "향후 기업자금사정은 자동차는 해외판매 실적, 조선은 수주 상황, 석유정제 및 화학은 유가 수준, 글로벌 수요 변화 등에 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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