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언제부턴가 울산은 매력 없는 도시가 돼버렸다. 기업하기도, 사업하기도, 장사하기도 힘든 도시가 돼버렸다. 이는 곧바로 인구감소로 이어지고 출산율 감소로 드러나고 있다.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도시, 젊은 층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가 없다. 그 대표적인 현장을 울산 동구로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중구 혁신도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울산 혁신도시는 이미 조성된지 5년이 넘어선 울산의 새로운 미래였다. 하지만 지금 울산 혁신도시는 밤이면 어둠이 짙게 내려앉고 낮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사라진 유령도시로 변해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울산 중구 우정혁신도시의 상권이 바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침체에다 투자 활성화의 동력을 잃은 혁신도시는 수년간 침체상태에 머물면서 상인들과 건물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0개 공공기관의 이주가 마무리되고 아파트 입주도 활발하게 진행됐지만, 경기 침체 등으로 상권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당초 혁신도시에서 부푼 꿈을 안고 장사를 시작한 상인들이 손해만 입은 채 울산을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혁신도시에서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2년, 심지어는 건물이 세워지고 단 한 차례도 임대가 이뤄지지 않은 상가들도 있다"며 "건물주들도 혁신도에서 나름의 계획을 갖고 건물을 세웠을 텐데, 이렇게 미분양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고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이 이처럼 매력없는 도시가 된 증거는 바로 인구 유출이다. 탈울산 행렬에다 저조한 출산율까지 가세하면서 울산의 인구가 36개월째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울산의 인구 순유출은 이에 따라 2015년 12월(-80명)월부터 시작해 2016년 -7,622명, 2018년 1~10월 -9,956명 등 11월도 감소폭이 컸다. 대규모 인구감소의 원인 된 현대중공업의 선박수주 실적이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협력업체의 대규모 추가 채용 등 고용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수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당분간 인구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도시의 인구가 매달 1,000명씩 줄어드는 것은 위기다. 문제는 울산의 경우 출산율 감소도 걱정이지만 나이를 불문하고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도 갈수록 늘고 있으니 걱정이다. 실제 경제활동이 왕성하지 않은 10대, 7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인구 순유출이 발생했다. 통계청은 "인구 감소는 울산의 주력산업 부진으로 고용이 불안해지자 상대적으로 경기가 좋은 다른 지역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이동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역 상공계에서는 역대 최악의 경기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퇴직과 탈울산이 앞으로 인구 감소를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울산의 지난 해 말 기준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체 인구의 16%인 17만여명으로, 이들의 자녀세대인 '에코세대'를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34.7%를 차지한다. 상당한 비중이다. 이들이 은퇴시기를 맞아 울산을 떠날 경우 인구가 현저히 감소할 것은 자명하다.

이들에 대한 대책은 곧바로 도시안정성과 직결된다. 도시의 고령화는 성장을 멈추고 쇠퇴한다는 의미다. 울산시도 베이비부머 은퇴자 정착을 위한 정주여건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 중에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에 보다 적극적인 대책을 찾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그 정도의 대책으로는 안 될 상황이 벌어졌다. 지금 새로운 정책을 조율중인 송철호 울산시장이 가장 중점을 줘야 할 문제가 바로 고용과 인구문제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지난 8월 청와대에서 열린 지역 일자리 대책 보고회에서 울산의 상황을 여과없이 알렸다. 이와함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구상도 피력했다. 그 첫째가 바로 '부유식 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이었다. 정부가 주도하는 '부유식 해상풍력 국산화 기술개발'과 민간이 주도하는 '발전단지 조성'을 동시 추진해,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조선해양산업 활로 개척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또 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크루즈관광 활성화, 강동관광단지 조성 등 문화관광산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도 밝혔다.

이어 울산항을 동북아 에너지 메카로 육성한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그 구체적인 사업으로 수소경제 선도도시 조성, LNG벙커링 인프라 구축, 동북아 오일허브 건설 등을 제시했다. 이같은 방안들이 구체화될 때 울산에 다시 사람들이 모여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풀이된다. 도시는 사람이 자산이다. 사람이 모여들지 않고 떠나는 도시는 죽어가는 도시다. 누구나 찾아와 살고 싶은 도시, 노후를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야 그 도시의 미래가 있다. 인구문제는 바로 일자리와 직결된다. 청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자신의 일을 찾아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도시를 만들 때 울산의 인구문제는 잡을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총체적 대책을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