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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울산의 지난 한해 '밥상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을 크게 압박했다. 주식인 쌀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뜀박질을 하고, 기록적인 여름 폭염의 여파로 채솟값까지 수직으로 상승하면서 굳게닫힌 소비자의 지갑은 새해에도 쉽게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31일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울산시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를 살펴보면 지난해 울산의 소비자물가는 1.0% 상승하는데 그쳤다. 물가상승세는 비교적 낮았으나 먹거리 물가만 유독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농축산물 가격 지수는 111.35로 지난해보다 2.2%나 뛰며 상승폭이 전체 물가 상승률의 두배를 웃돌았다. 이 가운데서도 농산물은 같은기간 6.3%나 급등한 116.05을 기록하며 먹거리 물가 오름세를 주도했다. 주식인 쌀(30.4%)은 물론이고 고춧가루(28.1%) 참외(23.1%) 빵(6.0%) 등 장바구니 대표 상품군이 줄줄이 몸값을 키웠다.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 교통, 음식·숙박 등도 모조리 올랐다. 침대(6.7%) 전기밥솥(9.8%) 가전제품수리비(7.2%), 구내식당식사비(5.5%), 외식비(7.4%) 등이 치솟았다.

이같은 물가 상승은 소비심리 위축을 심화시키고 있다. 동남지방통계청이 집계한 '11월 울산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소비지표인 대형소매점 판매가 올들어 지속적인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울산의 대형소매점 판매는 지난 4월(-5.5%), 5월(-8.3%), 6월(-1.2%), 7월(-4.1%), 8월(-7.7%), 9월(-2.7%), 10(-15.9%), 11월 (-120%) 8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백화점은 4월(-6.8%)부터 8개월째, 대형마트는 7월(-4.6%)월부터 5개월째 판매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울산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인식도 9개월 연속 부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의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12월 중 울산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7.4로 전월대비 1.2p 상승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하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3월 100.8을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새해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전망이다. 소비지심리지수 6개 세부 지수 중에는 6개월 후 소비지출전망(103)만 기준치를 넘었다. 현재생활형편(82), 경기판단(58), 6개월 후 생활형편전망(85), 가계수입전망(89), 경기전망(70) 등은 여전히 기준치에 못 미쳤다. 한국은행 울산본부 관계자는 "울산은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 경기 부진 여파에다 장바구니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ulsanpres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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