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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위기에 직면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난다. 주력산업이 중심을 잃고 첨단산업은 갈 길이 멀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의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울산 상황은 새해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울산 인구 순이동률(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은 -0.9%로 서울(-1.4%)에 이어 전국에 두 번째로 높다. 탈울산은 2015년 12월부터 시작해 3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3년 넘게 떠나는 사람이 찾아오는 사람을 추월하고 있다. 주력산업 쇠퇴 영향으로 32개월째 계속된 제조업 취업자 감소와 내수 침체 등 구조적 요인이 지역 고용시장을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실업자 증가도 예삿일이 아니다.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증가하는 등 고용쇼크는 장기화된지 오래다.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취업자는 지난해 말까지 32개월 연속 감소했다. 출생아 수도 계속 감소해 인구 절벽의 속도가 숨 가쁘게 빨라지고 있다. 울산 가구수도 오는 2037년부터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와 있다. 2045년이 되면 울산에서 1인 가구는 전체 30%를 웃돌면서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될 전망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통계청의 자료를 보면 2045년에는 전국 17개 시도 모두에서 1인 가구가 가장 주된 가구 형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구 구성비는 2045년이 되면 부부 22.4%, 부부+자녀 12.6%, 부(모)+자녀 10.6%, 3세대 이상 3.7%, 기타 14.4%이며, 1인가구는 34.5%다. 전통적인 가구 구성비가 완전히 변하게 된다. 울산의 주된 가구 유형도 2045년 1인 가구가 30.6%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는 것은 고령화 추세다. 울산이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신호는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 인구 연령이 4.4세 올랐다. 울산의 평균 연령도 39.1세로 전국 평균에 근접했다.

일자리가 줄면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다, 산업재해·고령화 등으로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애 낳지 않는 현실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인구절벽의 심각성은 더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울산을 떠나는 이들을 잡아둘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인구는 곧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성장의 담보물이다.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울산시는 이같은 심각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2019년 올해 시정 제1 목표를 불황 탈출에 두고 있다. 송철호 시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장기 불황의 높은 파고와 맞서 싸우며 경제 전략을 재정비하고 경기 회복에 방향타를 재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송 시장은 이를 위해 "맞춤형 입지 제공, 투자 유치 인센티브 확대 등 주력산업 고도화로 기존 일자리를 견고하게 만들고, 4차 산업 육성에 불을 지피는 동시에 일자리재단 설립, 청년일자리센터 건립 등으로 전국의 청년 인재들이 울산에 다시 몰려들게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문제는 이같은 정책의 추진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울산신문은 올해의 아젠다를 '사람이 모이는 도시, 울산을 만듭시다'로 정했다. 떠나간 사람들을 다시 울산으로 오게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울산을 다시오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야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탈울산 행렬이 멈출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이다. 관광 인프라나 첨단 산업이 어우러져 있다해도 도시를 찾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그 도시의 시민이다. 울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자부심, 울산 시민이 가진 애향심은 울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울산을 살고싶은 도시로 인식하게 한다. 이 때문에 울산신문은 올해 연중캠페인으로 '사람이 모이는 도시, 울산을 만듭시다'를 선정했다. 시민들의 자긍심은 도시 이미지를 바꾼다. 울산신문은 연중 캠페인을 통해 지역 사회와 시민단체, 각급기관과 손잡고 울산의 정체성과 울산의 역사문화를 새롭게 조명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수년 전부터 울산에서는 오래된 역사와 문화를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조명하려는 움직임이 많아지고 있다. 고무적인 일이다. 과거 정주의식이 미약했던 시민들의 의식이 스스로 '울산사람'이라는 변화에서 출발했다고 본다. 울산신문은 이 변화에 동력을 불어넣어 울산사람들에게 울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게 지역 언론이 매진해야 한다고 믿는다.   김지혁기자 usk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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