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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이 위기에 직면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난다. 주력산업이 중심을 잃고 첨단산업은 갈길이 멀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위기다. 그래서 지금의 울산의 상황은 새해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주력산업 쇠퇴 영향으로 32개월째 계속된 제조업 취업자 감소와 내수침체 등 구조적 요인이 지역 고용시장을 얼음장으로 만들었다. 

울산 가구수도 오는 2037년부터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전망도 나와 있다. 2045년이 되면 울산에서 1인가구는 전체 30%를 웃돌면서 보편적인 삶의 형태가 될 전망이라는 보고서도 나왔다. 일자리가 줄면서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다, 산업재해·고령화 등으로 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준인데 애 낳지 않는 현실까지 겹치면서 울산지역 인구절벽의 심각성은 더해진 상황이다. 문제는 울산을 떠나는 이들을 잡아둘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인구는 곧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성장의 담보물이다. 인구감소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시는 '시민과 함께 다시 뛰는 울산'의 민선7기 시정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7개 분야, 45개 중점 추진과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2019년도 주요 업무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7개 시정 분야는 울산형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재도약, 선제적인 재난 안전 대응체계 구축, 시민 우선의 편리한 도시교통체계 구축, 안심할 수 있는 환경 친화 도시 조성, 시민의 삶을 책임지는 포용적 복지 확대, 생활 속 문화예술 활성화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 소통과 참여의 열린 시정 구현 등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울산시가 가장 중점을 둔 분야는 일자리다. 울산형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재도약 부문에서 울산시는 일자리재단과 경제사회노동 화백회의 등 일자리 정책 추진 기반을 갖추기로 했다.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 공모전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노동화합회관 건립 등 노동존중 도시의 공감대를 확산해 시장 공약인 좋은 일자리 2만개 창출이라는 목표 달성에 행정역량을 집중한다.

청년층(구직활동 지원금 등)과 중·장년층(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확대 등), 어르신 등 계층별 수요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고, 강소 중소기업과 혁신 창업기업 성장을 촉진한다. 민생경제 저변을 이루는 소상공인과 사회적 경제 기업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위한 투자도 확대한다. 

또 게놈과 바이오헬스산업, 3D 프린팅,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증강·가상현실) 콘텐츠산업 등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한 신산업 육성과 민선 7기 대표 신성장 산업인 부유식 해상풍력을 포함해 수소, LNG 벙커링, 원전해체산업 등을 포괄하는 동북아 에너지 메카 조성, 조선·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회복, 화학·소재 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위해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지역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기술 강소기업 허브화 추진, 울산 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 규제자유특구 지정 추진 등 지속가능한 혁신성장 기반 구축에도 나선다.

이와 함께 주목할 만한 것은 문화와 관광분야다. 울산시는 생활 속 문화예술 및 체류형 관광 활성화 부문에서는 문화예술 저변을확대하기 위해 시립미술관 착공, 문화예술 전문도서관 건립 추진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프로그램 시민 참여 확대, 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등 생활 속 문화예술향유권을 신장하고 책 읽는 울산이나 올해의 책 사업 등으로 독서문화 확산에 주력한다. 울산 관광공사 설립을 비롯해 관광산업 추진 기반을 만들고 관광안내소 추가 설치, 관광지 무료 와이파이 설치 등 체류형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육성에 역량을 모은다. 지난해의 경우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시정의 방향을 잡아가는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시정에 속도를 더하고 성과를 내는데 방점을 두겠다는 의지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공감이 없다면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정책의 추진과 함께 시민들의 자발적인 반전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시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동력이 필요하다. 3년이상 계속되는 탈울산 추세를 잡고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도시로 변화시켜야 한다. 한 번 등진 사람들을 다시 오게하는 일은 쉽지 않다. 울산을 다시오고 싶은 도시,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가야하지만 지금 상태라면 탈울산행렬이 멈출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식이다. 관광인프라나 첨단 산업이 어우러져 있다해도 도시를 찾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그 도시의 시민이다. 울산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자부심, 울산 시민들이 가진 애향심은 울산을 찾은 사람들에게 울산을 살고싶은 도시로 인식하게 한다. 그 변화의 중심에 시정의 방향을 두어야 한다. 새로운 각오, 새로운 정신으로 올해를 설계해 나가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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