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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상최악의 보릿고개를 가까스로 넘긴 현대중공업이 올해 수주 목표를 15% 가까이 높여 잡으며 조선업 경기 반등을 자신했다. 실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최근 증가하는 추세인데다 빅3 가운데 실적과 수주가 유일하게 상승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조선업 부활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날 올해 수주 목표로 117억달러(약 13조1,000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02억보다 14.7% 높인 수치다.

현대중공업은 이같은 목표치를 공개하면서 조선업 재건 의지를 강조했다. 한영석·가삼현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시무식을 갖고 "올해는 우리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해"라며 "세계 최고 조선 해양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되찾는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증가하는 추세여서 현대중공업이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클락슨리서치 집계 결과 2017년 발주된 LNG 운반선은 17척에 그쳤지만 지난해는 61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이보다 더 많은 69척의 LNG 운반선이 발주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업황도 나쁘지 않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3,10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13%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발주액은 22% 증가한 820억 달러 수준이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2016년 이후 3년 만에 발주량이 3,000만CGT를 넘어서게 된다. 한국 수주량은 5% 감소한 1,060만CGT, 수주액은 4% 증가한 264억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지난해 세계 시황 대비 많은 수주에 대한 기저효과이며, 시황 개선이 멈춘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과 달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확정하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 비중이 다른 조선사보다 크고,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을 통한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해양플랜트의 경우 최근 몇 년간 해양플랜트 신규 수주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단 1건이다. 올해도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해양플랜트 부진이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낮아진 가격 탓에 원유 생산업체들이 유전 개발에 소극적이 되면 해양플랜트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은 채권단 의지가 중요하다. 몸집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주를 무턱대고 늘리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사업 포트폴리오가 조선 부문에 치우쳐 있어 실적과 수주가 업황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며 "나머지 2개사는 현대중공업에 비해 불확실성이 큰 편이다"고 진단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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