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파워' 키울 울산역사기록원 설립하자
'소프트 파워' 키울 울산역사기록원 설립하자
  • 김주영
  • 승인 2019.01.06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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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신문 연중캠페인- 사람이 모이는 도시, 울산을 만듭시다

울산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고 실업자가 넘쳐납니다. 울산의 위기는 단순한 한 도시의 위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경제 심장의 위기입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 있는 지금의 울산을 바꾸는데는 전 시민적 동참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본보는 올해 연중캠페인 '사람이 모이는 도시, 울산을 만듭시다'를 전개합니다. 울산의 미래는 사람입니다. 시민들이 가진 지역에 대한 애정은 곧바로 도시의 품격이 됩니다. 시민 얼굴이 밝아지는 사회는 품격 있는 사회의 가장 대표적 단면입니다. 울산시민들이 밝은 얼굴로 아침을 여는 데 본보는 모든 역량을 다해 나갈 예정입니다. 편집자

정주의식·소속감 통해 가치 높여야
SOC·일자리만으론 정착 한계 봉착
공급하는 방식 아닌 참여방식 전환
시민 스스로 문화창출 유도 바람직

'사람이 모이는 도시, 울산을 만듭시다'에 첫 의견을 준 주인공은 허영란 울산대 역사문화학과 교수(사진)다.
허 교수는 6일 "울산 역사기록원을 설립해 울산이 가진 자산을 토대로 시민들이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창출하는 도시로 만들어가자"고 제언했다.

그는 "1997년 IMF 외환 위기때도 타격이 적었던 울산이 위기를 겪고 있다"며 "사람이 모이는 도시가 되려면 이전과 같은 성장방식은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침체한 주력산업을 다시 살리는 식의 해답으로는 위기를 돌파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초연결사회 등 세계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수출주도형 경제 특성상, 울산 혼자서 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그는 "GDP 1위, 일자리가 많은 모델을 또다시 추구한다면, 똑같은 위기는 언제든 올 수 있다. 신산업 등 경제 구조 변화의 노력과 더불어 울산이 가진 자산을 토대로 시민들이 가치나 문화를 창출하는 관계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살고 싶은 도시는 일자리도 있지만, 일상생활을 영유하며 아이들 교육을 하고, 나이가 들어 의료를 기대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도시"라며 "울산은 서울과는 다른 지방도시로서의 공간, 인간관계, 문화·경제 등 모든 면에서 가능성이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을 따라하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했다. 허 교수는 "지방정부는 SOC 투자에 유혹을 느끼기 쉽지만, 그 안에 내용을 채울 수 있는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 그 힘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한 도시에서 함께 뭔가를 일구며 삶을 산 행복한 기억이 있다면 경제위기가 닥쳐도 그 도시를 떠나는 게 아니라 함께 해결하려고 할 것"이라며 "정주의식과 시민 소속감, 연대의식, 다른 시민들에 대한 관심 등을 높일 다양한 기회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출발로 '울산 역사기록원' 설립을 제안했다. 그는 "많은 시민들이 울산에 대한 불만으로 시민의식이 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고, 환경과 자연은 좋은데 사람은 피곤하다고 한다. 왜 우리는 그런 도시가 됐는가. 원인을 제대로 진단해야 해결책도 나온다"고 조언했다. 허 교수는 "서울시는 역사원, 기록원을 다 갖췄지만, 울산은 큰 도시가 아니므로 기능을 겸비한 역사기록원을 통해 민관, 전문가, 젊은 세대가 참여하는 장을 만들자"며 "미래 주인인 청년들이 저변을 구축하는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기록도 함께 연구하자고 제시했다. 그는 "울산은 1960년대 공업화 과정에서 세계 어떤 도시도 경험 못한 압축성장을 했다. 그때를 산 70~80대의 개인 기록물도 수집하는 등 시민 경험을 공유하면 울산을 이렇게 만든 해답도 찾아낼 수 있다"며 "역사기록원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음 붙일 수 있는 도시란 서로가 같이 추구하는 가치가 있고, 사연이 있는 장소가 많은 곳, 기억과 경험이 많은 도시일 것"이라며 "도시란 게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니다. 자기 삶의 의미있는 장소가 많은 울산이 되면 사람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울산은 객관적으로는 매력적인 장소와 가능성이 많지만, 사람들이 그걸 발견할 수 있는 경험, 기회가 부족하다. 한 마디로 '문화'다. 축제도 그 한 방안이지만, 그런 축제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공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참여해서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울산은 도서관, 미술관 같은 문화 인프라도 그동안 정치적인 계산으로 접근했다"며 "말로만 문화, 역사, 정주의식을 얘기하지 말고 가능한 예산과 인력,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행하자"고 말했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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