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자동차가 오픈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해외 구글이나 국내 카카오 등 IT 업체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는 플랫폼 구축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가 '커넥티드 카'를 통해 자생적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개최를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전동화, 커넥티드, 오픈이노베이션 등 3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미래 모빌리티 비전 고도화를 위한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먼저 오는 2022년초 글로벌 커넥티드카 가입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모든 차종에 커넥티드 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고객이 자동차 안팎의 다양한 환경에서 다른 자동차나 집, 주변 공간, 스마트 기기, 나아가 도시와 하나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도록 고성능 컴퓨터보다 진화한 수준의 커넥티드카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하는 한국, 미국, 중국, 캐나다, 유럽에 이어 인도, 브라질, 러시아, 호주,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판매가 이뤄지는 전 지역에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빅데이터 센터를 추가로 설립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 최초로 커넥티드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개방하기로 했다.
기업과 개발자, 스타트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상호 작용하는 개방형 연구개발(R&D) 생태계(오픈 에코 시스템)를 구축해 보다 다양한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이날 CES 사전 인터뷰를 통해 "2022년 초 커넥티드카 1,000만명 가입이라든지 구체적인 수치나 방법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이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일방향이 아닌 쌍방향으로 가고, 그런 오픈 플랫폼을 통해 앱을 개발하는 회사 등 외부 기관에 데이터를 공유해서 자생적 생태계로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동화와 관련, 현대차는 개인 맞춤형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란 방향성을 제시했다.
고객이 자신의 생활 방식에 맞춰 배터리 등 동력계 부품을 교체하거나 소형가전, 사무기기 등 외부 기기를 탑재할 수 있는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전기차를 2020년 선보이면서 이런 모빌리티 솔루션을 처음 반영하고 향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현대차는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의 거점을 늘리는 한편 인공지능(AI) 전문 연구조직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국의 '현대 크래들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제로원', 이스라엘의 '현대 크래들 텔아비브'에 이어 올해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에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5대 혁신 거점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거점은 미래 혁신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동시에 이들과의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함으로써 혁신 기술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인공지능 역량 강화를 위해 작년 11월 전문 연구조직인 '에어 랩'을 신설한 현대차는 연내 미국에 '에어 센터'를 추가로 세워 인공지능 연구망을 해외 거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서정식 현대차 ICT본부장(전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금은 옵션으로 돼 있고 그랜저 이상에만 하던 커넥티드 기능 적용을 작은 차로 낮추고 지역도 넓혀서 개발하고 있다"라며 "1,000만명이 되면 규모의 경제가 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어 "개인이나 중소기업이 자유롭게 오픈 플랫폼에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창출될 것"이라며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거나 안전하게 앱을 운영하도록 할 계획인데 운영자는 현대차가 하게 된다"고 말했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개발센터(남양연구소) 총괄 상무는 이날 기자와 만나 "아직까지 커넥티드 카 고객 1,000만명을 확보한 업체는 없는데 무료 5년 후 유료 서비스 확장을 통해 수익 확보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휴대폰의 경우 수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앱 개발자들이 참여하듯 자동차 커넥티드 역시 사용자가 늘어나면 개발자들의 참여가 자연스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hj@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