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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48)가 제76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시아계 배우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르기는 처음이고 수상도 물론 최초다. 샌드라 오는 2006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시리즈 TV 영화 부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골든글로브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 주최 시상식으로 영화·드라마 부문에 걸쳐 한 해를 결산하는 권위있는 할리우드 행사 중 하나다. 영화 부문은 미국 최고 영화축제인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샌드라 오의 수상은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샌드라 오는 아시아계 여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에미상 여우주연 후보에 올랐다. 샌드라 오는 BBC 아메리카 드라마 '킬링 이브'에서 사이코 킬러를 쫓는 영국 정보부 M15 첩보원 이브 역할을 맡았다. 샌드라 오는 이미 2005년 골든글로브에서 의학 드라마 '그레이스 아나토미'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바 있다. 골든글로브에서 아시아계 여배우가 두 차례나 트로피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그녀는 수상 소감에서 한국어로 "엄마, 아빠 사랑해요"라고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였다. '한국'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가끔 눈물이 난다는 그는 "한국은 내게 미스터리한 존재다. 깊은 곳에 무언가 있다. 내가 자라온 나라에서도 외국인이고, 한국에서도 난 외국인이다"는 말을 남겨 우리나라 팬들을 먹먹하게 만들기도 했다.

샌드라 오 이외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계 할리우드 스타는 많다. 국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 이기홍이 있다. 이기홍은 지난 2010년 드라마 '빅토리어스' 시즌 1로 데뷔했고, 영화 '메이즈러너' 시리즈에서 민호 캐릭터로 활약해 세계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한국 작품 출연작으로는 영화 '특별시민'이 있다. 그는 미국에서도 한국 이름을 고집하는 배우다.

영화 '서치'에서 남자 주인공 데이빗 킴으로 분해 열연을 펼친 존 조도 대표적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다. 지난 1997년 드라마 '보스턴 코먼'으로 데뷔한 존 조는 '해롤드와 쿠마의 크리스마스' '스타트렉 다크니스' '지퍼' '콜럼버스' 등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스티븐 연 또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시작된 AMC 공포 드라마 '워킹 데드' 시리즈의 주역 가운데 한 명인 글렌 리 캐릭터로 세계 팬들에게 인상을 남겼다. 국내 감독의 작품으로는 '옥자' '버닝' 등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들보다 훨씬 전에 할리우드에서 한국인 후손으로 활약한 배우가 있다. 바로 독립운동가 안창호 선생의 장남 고 안필립이다. 1905년 미국에서 태어난 안필립은 할리우드 1세대 동양인 배우다.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새긴 첫번째 한국인이기도 하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이 배우를 본업으로 삼는 것을 반대했으나, 아버지인 안창호 선생이 그의 결정을 지지했다는 일화가 있다. 안필립은 당시 할리우드 슈퍼스타인 존 웨인, 게리 쿠퍼, 험프리 보가트, 그레고리 펙 등과 함께 스크린을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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