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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가 시작된 지난 4일. 남구 삼산동행정복지센터 찾아가는 복지팀에 한 통의 편지가 왔다. 발신지는 군산교도소. 이곳에 수감된 엄마 김현주(가명·39)씨가 보낸 감사편지였다.

김 씨는 이 편지에서 "지난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보냈던 편지 한 통에 이런 큰 배려와 관심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나도 감사하다"며 "이 사랑을 잊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며 살겠다"고 썼다.

김 씨와 삼산동 센터의 인연은 지난해 시작됐다. 지난해 4월 김 씨가 "친정엄마와 아들, 남편이 갈 곳이 없어요. 좀 도와주세요"라며 센터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김 씨는 사업부진으로 빚을 잔뜩 진 채 교도소에 수감됐는데, 남은 가족들이 그 빚 때문에 집이 강제 집행될 예정이라 당장 갈 곳이 없는 사정을 호소했다. 5살 된 아이 사랑이(가명)와 사랑이의 할머니(60대·지체4급 장애), 사랑이 아빠가 어머어마한 부채로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내용의 사연을 접한 복지팀은 사랑이의 엄마가 돼주기로 했다.

엄마와의 분리로 정서적으로 불안한 사랑이를 위해 드림스타트와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연계해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강제집행으로 곧 집을 비워야하는 사랑이네를 위해 LH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해 전세금  일부는 LH공사에서 부담하고, 일부는 어린이재단에서 지원받아, 새 집으로 이사부터 하도록 했다. 또 밑반찬과 생계비 지원 등을 통해 사랑이 엄마의 빈자리를 최대한 채워줬다. 김주영기자 us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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