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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 KTX가 들어오면서 울산공항은 존폐위기에 내몰렸다. 속도와 접근성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울산공항은 고속철도에 승객을 내줘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했다. 몇차례 부활을 위한 몸부림이 있었지만 그 때마다 걸림돌이 많아 원점회귀의 연속이었다. 바로 그랬던 울산공항이 다시 부활의 날개짓을 하고 있다. 낭보다.

울산을 찾는 가장 빠른 교통수단인 항공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부산이 울산공항에 취항한 이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물론 에어부산도 울산공항 취항으로 수익개선에 큰 덕을 보고 있다. 에어부산은 울산공항 덕분에 국적사들 가운에 유일하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협회가 주관하는 에어포털의 '2018년 항공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의 국적사들의 국내선 수요는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공급석은 2,774만 7,538석으로 2017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고, 여객은 2,390만 835명으로 2.1%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2017년 동기 대비 지난해 여객 수가 2.9%(6만 3,646명) 감소했고, 진에어는 7.8%(22만 4,025명) 줄었다.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은 각각 2.3%(5만 1,668명), 1.4%(4만 7,133명)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에어부산 국내선 공급석과 여객 수는 392만 3,293석, 339만 3,839명으로 2017년 동기 대비 각각 14.4%(49만 2,973석), 11.7%(35만 7,792명) 늘었다. 전반적으로 국내선 하락세를 그렸던 2018년 항공경영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던 에어부산은 "울산공항의 수요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울산공항에서 제주-김포노선을 하루 총 4편씩 운항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공항을 이용한 여객은 81만7,341명인데 그중 에어부산을 이용한 여객이 55%(44만 7,865명)였다. 2017년 16만 163명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도 늘었다. 에어부산의 2018년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22% 오른 4,964억 원, 영업이익도 303억 원을 기록하면서 23% 성장했다. 여객 수가 늘어나면서 에어부산은 오는 3월 30일 동계 시즌까지 울산-제주노선 증편계획을 추진 중이다. 

당초 에어부산이 울산공항에 취항할 때만해도 우려가 컸다. 울산의 경우 저가 항공사인 코스타항공이 지난 2008년 시험 운항을 하다 자금난으로 중단했고, 2010년에는 19인승으로 취항한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이 적자 누적으로 4개월 만에 운항을 포기한 바 있다. 공항은 도시의 얼굴이다. 특히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에 공항이 활성화되어야 하는 것은 필수 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에어부산의 영업성과는 울산공항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철저한 준비다. 과거와 같은 좌절이나 노선포기 등 참담한 기억이 재생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울산공항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제대로 풀어나가야 한다.

울산공항 이용객들은 여전히 공항 이용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시내버스가 공항 청사 안에 들어오지 않아 인근 정류장에 내려 캐리어를 끌고 들어와야 해 너무 불편하다"는 민원부터 "주차장이 부족해 주말에는 인근 대형마트나 관공서에 주차해 놓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들어오다 보니 너무 불편하다" 는 등 거의 원시적인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불만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울산공항이 에어부산 취항 이후 이용객이 늘고 있지만 편의시설이 이에 미치지 못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울산교통관리센터에 따르면 울산공항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는 총 28대에 달하지만, 이 가운데 공항 청사 안으로 들어오는 버스는 단 한 대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공항의 주차 가능 면수는 총 455면이지만 주말의 경우 이용객이 붐비면서 이용객들이 주차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차면 가운데 일부는 울산공항에 입점한 렌터카 회사와 비행훈련원의 주차장으로 사용되면서 실제 이용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주차면수는 400면을 채 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유아휴게실의 경우 실제로 2층 출발장 한 곳에만 마련돼 있어 이용객들이 붐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화장실은 도착장에 있는 1층에는 3곳, 출발장에 있는 2층에는 4곳 등 총 7곳이 마련된 것과 비교하면 유아를 동반한 이용객을 위한 서비스는 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도 한국공항공사 울산공항 관계자는 울산공항이 연간 241만 명을 수용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어 이용객이 붐비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현재 공항 시설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주말에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겠다는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한데도 이를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차장 면적이나 사소한 편의시설로 울산공항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할 수는 없다. 문제의 핵심은 근본적인 대책이다. 무엇보다 승객이 늘고 이용시민이 많아지는 지금 이 시점에 울산공항을 제대로 리모델링하는 것은 당면 과제다. 인근 대구공항이 침체를 딛고 성공한 지방공항이 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편의시설과 노선 다양화 등에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수도라는 위상에 걸맞은 공항의 리모델링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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