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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성 차이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적 불평등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회 전반에 내재된 성 차별 문제를 이 자리에서 제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가 지면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부문은 울산의 지역적 성평등 지수에 대한 단견이다. 울산여성가족개발원의 '울산시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울산은 전국 시·도 중 2013년부터 하위지역으로 분류돼 왔다.

성평등 지수 영역 중 울산이 전국 최하위인 것은 바로 경제활동 분야다. 경제활동은 편안하고 안전한 삶의 영위를 위한 기본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울산에 거주하는 여성들은 경제활동에 있어 불평등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먼저 동일 근무, 동일 노동에서도 성별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남녀 임금격차는 OECD 통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15년째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남성 위주의 산업 구조 문제이기도 하지만, 출산·육아로 인한 여성의 경력단절, 여성들의 비정규직 업무 집중, 성 역할의 고정관념 등이 해결되지 않은 것은 원인으로 꼽힌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7회계연도 결산 총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은 30대 중반부터 급감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결혼으로 인한 출산과 육아로 일을 그만두는 여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또한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할 경우 비정규직이나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무를 구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성은 퇴직이 시작되는 50대부터 조금씩 늘다가 60세 이상부터 급증하지만, 여성의 경우 40대부터 비중이 크게 늘어난다.

그리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09년 이후부터 줄곧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남성을 넘어섰지만 임금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는 것을 보면 단순히 학력에서 발생하는 차별이 아니라며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경력단절로 인한 비정규직 혹은 저임금 일자리 쏠림 현상 등의 해소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이어지는 고충은 '유리천장'이다. 요즘 이 '유리천장'은 '방탄유리천장'으로 바뀌어 불리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11월 발표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은 전체의 3%에 불과했다. 증가 추세이지만, OECD 국가 여성임원 평균 21.8%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또한 여성 임원이 한명도 없는 기업은 65.6%에 이른다. OECD 주요국가 유리천장지수에서도 우리나라는 6년 연속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리천장을 해소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 뿐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다양성이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이사회의 성별이 다양한 기업들일수록 영업이익이 21% 높으며, 같은 해 4월 '성평등 문제를 해결하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9%포인트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복잡한 수치와 통계를 열거해 설명했지만, 여성의 경제활동에 필요한 것은 바로 '평등'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7년도에 울산광역시가 수립한 양성평등 시행 계획은 정책에 대한 관점과 방향성이 부족했으며, 실질적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노력을 엿볼 수가 없었다.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전략 제시가 필요하며, 양성평등 추진 내실화를 위한 고민이 더욱 필요하다고 평가되고 있다.

필자는 울산시의 여성에 관련한 현안은 언제나 선결 과제인 것처럼 포장됐을 뿐 심도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정책화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성 평등은 남녀 대결구도가 아니다. 성에 상관없이 차별 없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정책적으로 이끌어 낼 것인가가 중요한 핵심이며, 더불어 노력해야 될 사안이다. 울산시는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연구해 정책 개발과 제도 개선에 적극 앞장서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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