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안 좋은데 미세먼지까지 겹치니 장사는 다 한 거죠."

3일째 사상 최악의 초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줄어들자 불경기와 더불어 시장, 노점 상인들의 매출이 반토막나 울상이다.

15일 오후 울산 동구의 한 전통시장 거리는 한산했다. 거리 곳곳에 마스크를 쓰고 중무장한 사람들을 간간히 볼 수 있었지만 걸음을 재촉하기 바빴다. 
전통시장 내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조선업 불황으로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는데, 최근 미세먼지가 극심해지면서 사람들이 밖에 나오질 않는다"며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문 닫을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야채·과일 장사를 하는 B씨는 "간간히 오는 손님들 조차도 포장되지 않은 상품을 사는 걸 꺼려한다"면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과일 위에 덮개를 덮어 놓는 등 하고 있지만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노점 상인들도 울상이다. 연일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붕어빵이나 떡볶이 등 길거리 음식을 팔거나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상인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3년간 붕어빵을 판매한 C씨는 "붕어빵은 겨울철 장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파에 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데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면서 "어제는 8시간 장사했지만 5만 원 남짓 벌었다"고 푸념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울산의 초미세먼지농도는 92㎍/㎥로 '매우 나쁨' 수준었다. 전날에 이어 미세먼지 주의보가 지속되면서 하늘은 온통 뿌연 모습이었다.

동구에 사는 김모(60)씨는 "미세먼지가 심하다보니 연초에 잡아 놓은 지인들과의 약속도 미루면서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라면서 "외출할 때 마스크를 쓰더라도 모든 것을 막아주는 것이 아니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북구에 사는 임모(28) 씨는 "새벽에 오토바이를 타고 출근하는데 미세먼지가 심해 평소보다 앞이 잘 안보이더라. 마스크를 썼지만 목도 칼칼하고, 코에도 먼지가 심하게 끼더라"면서 "아무래도 미세먼지가 극심하다보니 외출을 하기보다 집에서 잘 안나오는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극심해진 미세먼지로 외부에서 영업하는 상인들의 매출은 점점 하락하고 있지만 온라인 마켓의 미세먼지 관련 매출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미세먼지 마스크'가 오르는 등 온라인 상 마스크 판매는 급증하고 있다. 한 온라인 몰에 따르면 14일 판매된 황사·독감 마스크 판매량은 전 주보다 1,300% 증가했다. 이는 전 주 동요일(1월 7일) 대비 1,341% 증가했다. 전달(동요일)과 비교하면 600%, 전년도(동요일)와 비교하면 618% 증가한 수치다.

또 다른 마트에서는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119.8%)20% 가량 증가하면서 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 가전 제품을 약 2배가량 늘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정혜원기자 usjhw@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