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산 위에 저 소나무 철갑을 두른 듯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 일세'
애국가의 소재로도 사용되고 있는 소나무는 민족의 삶과 역사를 같이 해 온 우리 나무이다. 소나무는 아기가 태어나면 가지를 꺾어 금줄에 끼워 걸던 나무로써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며, 망자를 모시는 관의 용도로도 사용되는 등 인생의 중요한 의식과 생활 속에서 늘 쓰여 왔다.

산림청에서 한국갤럽에 의뢰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이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가 67.7%로 1위를 자치했다. 5.6%로 2위를 차지한 은행나무와 비교해 압도적인 선호도를 보였으며 이는 우리의 정서 속에 '나무하면 소나무'로 인식되어 온 게 지금까지의 사실이다.

지금 소나무는 국민 정서와 함께하는 가치 기준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 등의 자연환경 변화에 따라 생육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으며, 특히 재선충병으로 인해 많은 소나무가 고사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울산지역은 2000년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 지역에 69본이 최초로 발생해 2016년 20만 147본, 2017년 15만 3,631본, 2018년 12만 3,290본의 피해 고사목이 제거됐다. 점차 피해 나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추세로 이어지는 것이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우리 시는 그동안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에 총력 대응을 해왔다. 전국 최초로 책임방제구역을 지정해 방제 품질의 향상을 이루었으며, 막대한 방제사업비 확보를 위하여 산림청 및 국회에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국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왔다. 또한, 전국 최초로 헬기를 이용하여 훈증 무더기와 피해 고사목을 수집하여 자원으로 활용하는 등 재선충병 방제에 관해서는 다른 도시를 선도하는 행정을 해왔다.

그렇다 할지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재선충병은 획기적인 방제 성과를 얻었다기보다는 점진적으로 줄어가는 실정으로 방제에 승리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로서 '2022년까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발생목 1만본 이하'라는 목표를 설정해 차근차근 세밀하게 방제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바람직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첫째 소나무재선충병 훈증 무더기 및 피해 고사목 등을 인위적으로 훼손하거나 땔감용으로 반출하지 않는 것이다. 피해 고사목의 무단 이동은 소나무재선충병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가 인위적으로 확산되는 원인이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 둘째 조경수로 사용되는 소나무류를 허가 없이 이동하지 않는 것이다. 조경용 소나무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으로부터 소나무류 재선충병 미감염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여야 한다. 셋째 집안이나 학교 등 산이 아닌 곳이라도 소나무가 고사한 경우 신속히 행정기관에 신고하는 것이다.

이처럼 소나무재선충병의 인위적인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행정기관의 체계적인 노력과 함께 시민들이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온 삶은, 인간이 집단 거주를 시작하면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자연의 정화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어, 이제는 인위적인 조력이 있어야 그 복원력을 되살릴 수 있다. 소나무를 살리고 보존하는 이유도 우리의 삶 환경을 보다 자연환경에 가깝게 하는 조력이 될 것이다.

오솔길 솔향기와 솔바람을 맞으면서 연인들이 정답게 이야기 하는 곳, 동구의 대왕암공원 이른 아침 솔숲에서 내려오는 아름다운 햇빛의 향연을 후손들이 지속적으로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과제이다.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