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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BP화학과 롯데케미칼 울산공장이 수천억원대 규모의 대규모 증설을 확정하면서 롯데그룹의 울산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다. 롯데그룹이 지난해말 신동빈 회장의 복귀와 함께 '5년간 50조 원 투자' 계획을 내놓을 당시 최대 수혜지로 부각됐던 울산의 현안사업이 탄력을 받을 지 주목된다.

울산시는 롯데그룹과 영국 BP화학 간 합작사인 롯데BP화학이 울산공장에 1,8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증설투자를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롯데BP화학은 올해 1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울산공장 유휴부지 2만8,000㎡에 초산과 초산비닐 생산공장을 건설한다. 시험가동을 거쳐 오는 2021년 1월부터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초산비닐(VAM)은 초산을 주원료로 하며 LCD 디스플레이용 편광필름, 태양광 소재 하우징 등 첨단 전자소재와 접착제, 식품용 포장재, 담배필터, 고기능 발포제 등 고부가 제품, 의료기, 고기능 단열재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롯데BP화학은 이번 증설투자를 통해 7,000억 원에 이르는 연 매출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매년 6,000억 원 대의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와 50명의 직접고용, 연간 1,900여명의 간접 고용효과가 예상돼 어려운 지역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롯데BP화학은 1989년 삼성그룹과 BP그룹의 합작투자사인 삼성비피화학으로 출발해 지난 2016년 3월 롯데그룹이 삼성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롯데BP화학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롯데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본격적인 성장 전략을 추진해 왔다. 롯데BP화학 관계자는 "이번 증설투자로 더 큰 성장을 향한 교두보가 마련됐다"며 "안전관리, 생산성, 고객만족 등 경영활동 전반에서 세계최고의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보다 앞서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500억 원 규모의 울산 PIA 생산설비 증설 계획을 결의한 바 있다. PIA는 페트(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도료, 불포화 수지 등의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7개사만 생산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이번 투자 결정으로 기존의 약 46만t 생산설비 규모를 약 84만t으로 늘려 세계 1위 PIA 공급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 설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대규모 투자가 이행되면서 지지부진했던 울산의 현안산업이 줄줄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화학과 건설, 유통 및 관광·서비스 부문에 5년 동안 50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는 롯데가 추진 중이지만 사실상 진척이 없는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북구 강동리조트 개발 사업 재개를 기대해왔다.

KTX 울산역 복합환승센터 개발 사업은 롯데 측이 총 사업비 2,520억 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환승센터를 짓는 것으로, 올해 초 건축허가까지 났지만 롯데 측이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히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강동 리조트 개발 사업도 마찬가지다. 이 사업은 북구 정자동 10만 8,985㎡에 3,1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13층 규모로 294실의 콘도와 컨벤션, 실내외 워터파크장, 오토캠핑장, 복합상가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롯데건설이 지난 2007년 2월 공사에 들어갔지만, 공정률 37% 상태였던 2009년 6월 사실상 공사를 중단했다. 이 때문에 강동 해변 일대를 대규모 복합 해양관광단지로 조성하려던 시의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롯데BP화학 대규모 증설 투자 확정으로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과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유치 활동에 박차를 가해 산업수도 울산의 위상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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