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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여년이 넘도록 국내외 다채로운 음악들을 소개하며 울산의 대표 음악축제로 자리매김했던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이 폐지됐다. 울산문화재단은 이달 초 월드뮤직페스티벌 폐지 대신 신규 축제인 '울산아트페스티벌'을 오는 9월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색 있는 지역축제로 성장해왔던 월드뮤직페스티벌이 어떤 여론 수렴 과정도 거치지 않고 한 순간에 사라짐에 따라 과연 '울산아트페스티벌'이 이를 넘어서는 축제로 잘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지역 문예계에선 걱정스런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울산아트페스티벌'은 앞서 송철호 시장이 내건 문화관광 분야 공약이었다. 이 축제를 통해 지역의 산발적인 축제 행사를 통합하고 대표 문화관광 축제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울산문화재단의 최근 발표 계획에 따르면 '울산아트페스티벌'은 거리예술공연, 시민 참여 퍼레이드, 버스킹, 부대 체험 행사 등을 선보이는 행사로 진행된다.

이 축제를 통해 지역의 많은 축제를 아우르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지금까지 나온 기획안만으론 울산아트페스티벌이 현재 열리고 있는 다른 지역 축제와 어떤 차별성을 둘 것인지 전혀 와 닿지 않는다. 거리예술공연이나 시민 퍼레이드 등은 기존의 고래축제나 마두희축제, 처용문화제 등 지역 축제에서 흔히 접해왔던 프로그램들이다. 버스킹 공연이나 부대 체험 행사 또한 지역 어느 축제를 가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획기적인 기획을 통해 거듭나지 않는다면 비슷한 레퍼토리를 반복하거나 행사 내용이 중복되는 축제가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앞으로 울산문화재단이 축제 기획 단계를 거치며 어떠한 강화된 콘텐츠들을 심어 나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결국 그럴싸한 말들로 포장만 된 별다를 것 없는 축제가 아닌 지역 대표 축제로써 정체성과 색깔을 뚜렷이 담는 '울산아트페스티벌'이 만들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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