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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가 지난해부터 수십억을 들여 매곡천 친수환경 조성 및 경관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사후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곳은 앞서 지난 2013년에도 '매곡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으로 하천 정비에 대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적이 있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2일 오후 취재진이 방문한 북구 매곡천은 곳곳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었다. 
실개천 조성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천 내에는 스트로폼, 비닐, 기저귀 등 각종 생활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하천 주변도 사정은 마찬가지.

쉼터 바로 옆에는 먹다 버린 음료수 캔, 과자 봉지, 치킨 박스 등으로 가득했으나 치우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해 놓은 나무 전망 테크 일부는 파손돼 제 기능을 못한 채 무방비 상태였다.

매곡천 인근에 살고 있는 현모(30)씨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자주 나오는 곳인데, 몇일 째 똑같은 자리에 쓰레기가 있는 경우도 봤다"면서 "인근에 대형 아파트도 많이 생겨나서 매곡천에서 산책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방치된 쓰레기들을 보면 미관상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울산 북구가 수십억을 들여 매곡천 친수환경 조성 및 경관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22일 취재진이 찾은 울산 북구 매곡천 주변에는 각종 생활 쓰레기가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
울산 북구가 수십억을 들여 매곡천 친수환경 조성 및 경관개선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22일 취재진이 찾은 울산 북구 매곡천 주변에는 각종 생활 쓰레기가 무방비로 방치돼 있다.


5년간 북구에 살고 있는 또 다른 주민 최모(59)씨는 "겨울철에는 하천 내에 쓰레기가 방치돼 있다가 여름 장마철이 되면 하천에 물이 차 올라 쓰레기가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면서 "아무래도 건천이 다보니 구청에서 연속성 있게 쓰레기 관리를 하지 않으면 수억을 들여도 이 곳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사업비 35억 원을 투입해 매곡천 내 700m 길이의 실개천을 만들기 위한 친수환경 조성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매곡천 하류부터 마동천 합류부 구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사업은 2020년까지 월류보와 징검다리, 앉음쉼터 등을 조성해 친환경 쉼터를 제공하고, 하천 주변으로는 나무를 심고, 분수를 만드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조성한다. 지난해에는 이를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기도 하기도 했지만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또 과거에도 이 일대는 생활 쓰레기 등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라 지난 2013년에는 '매곡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으로 하천을 정비한 적이 있다.

강 고유의 기능을 살리면서 주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국·시비 등 총 4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하천을 정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하천 주변 환경을 정비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서 현재 직원을 새로 뽑기 위해 공고를 낸 상태"라면서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현재 쓰레기 등으로 매곡천 하천 주변 미관을 해친다는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실정인데, 구청에서도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동천강으로부터 물을 끌어오기 위한 펌프장 설치 작업이 진행 중이며, 하천 주변 경관 개선은 차후에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혜원기자 usjw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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