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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급락한 국제유가 영향을 버티지 못하고 전년 대비 '반토막'이 연간실적을 기록하면서 그동안 예고돼왔던 정유업계의 '다운사이클'이 현실화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6,806억 원을 기록, 전년 동기(1조 3,733억 원)에 비해 50.4% 감소했다고 28일 밝혔다. 증권가의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9,103억 원을 하회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다.

매출액은 25조 4,6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비(20조 8,914억 원) 21.9% 늘었다. 국제유가가 전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제품가격이 대폭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같은 기간 순이익은 1조 2,465억 원에서 3,340억 원으로 73.2% 감소했다.

에쓰오일의 저조한 실적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40%가량 급락하면서 생긴 재고평가손실 영향이 결정적이다. 에쓰오일은 4분기에만 3,910억 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발생해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유가는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공급이 늘면서 급락했다. 에쓰오일 등 정유사는 중동 등에서 원유를 들여와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으로 정제한 다음 이익을 붙여 되파는데, 그 사이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 주요제품의 수요도 부진했고, 공급과잉까지 겹치면서 정제마진 역시 부진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증권가 컨센서스 768억 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닝쇼크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924억 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이익 3,693억 원)에 비해 적자전환했다. 2015년 4분기 영업손실 2,440억 원 이후 4년 만이자 사상 최대 적자다. 매출액은 6조 8,613억 원으로 전년 동기(5조 8,144억 원)에 비해 1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47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순이익 3,869억 원)에 비해 적자전환했다.

사업부문별로 봐도 유가급락에 따른 정유부문의 손해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에쓰오일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은 약 5,011억 원으로 국제유가가 안정세를 보인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700억 원에서 대폭 하락했다. 반면 석유화학부문은 지난해 4분기 1,58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 1,020억 원보다 50% 상승했다. 

에쓰오일은 실적 부진의 주요원인이었던 정유 업황이 올해는 다소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주화기자 u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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