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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은 모든 사람에게 행복과 풍성함을 주는 새해의 큰 행사다. 지난날엔 힘들고 팍팍했던 삶에도 불구하고 설날만큼은 풍성한 음식을 차리고 가족과 친지, 이웃 간 깊은 정을 나눴다. 차례를 지내고 덕담(德談)을 나누고 음식을 함께 먹으며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지금의 중·장년층들이 어렸을 때는 설날을 학수고대했다. 평소에는 맛보지 못하는 음식을 풍족하게 먹을 수 있고 또한 설빔과 함께 세뱃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물질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지금은 옛날의 정겨운 설 풍경이 빛바랜 추억이 된 지 오래다. 가족들이 모여 정성스레 차례 음식을 준비하던 모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핵가족화와 더불어 식품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외국산 식재료를 거리낌 없이 차례상에 올리는 것은 이제 어색한 풍경이 아니다. 근래에는 차례상 전문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는데, 쌀과 과일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정체불명의 수입 농·축·수산물에 의존하는 게 현실이 됐다.

또 명절이면 빠뜨릴 수 없는 게 선물이다. 선물은 받아서 흐뭇하고 줘서 기쁘다. 그러나 감사의 마음을 전할 곳은 많고 지갑은 얇으니 한번쯤은 선물 때문에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주고도 괜히 욕을 먹지는 않을까' '상대방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등등 이런 저런 생각을 다 하게 된다.

그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설 선물은 어떤 것이 좋을까?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가 부담없이 주고 받는 물건이라면 적격일 것이다. 그리고 건강에 도움이 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것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우리 고유의 명절인 만큼 우리 땅에서 우리 농업인의 정성으로 키워낸 우리 농산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의미있는 일 아닐까.

그런 차원에서 우리 농산물과 수입산 구분하는 법을 소개한다. 대추는 연한 갈색을 띠며 주름이 적고 과육과 씨가 잘 분리되지 않는 것이 국산이며, 중국산은 진한 갈색으로 주름이 많고 과육과 씨의 분리가 다소 쉬운 것이 특징이다. 밤은 국산은 알이 굵고 윤택이 많이 나면서 속껍질이 두꺼워 잘 벗겨지지 않고, 중국산은 알이 작고 윤택이 거의 없으며 속껍질이 얇아 잘 벗겨진다. 곶감은 과육에 탄력이 있고 밝은 주황색으로 꼭지가 동그란 모양이 국산이며, 중국산은 과육이 딱딱하거나 물렁하며 탁한 주황색을 띠면서 꼭지가 네모나게 깎여 있다.

깐도라지의 경우 국산은 길이가 짧고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아 일부가 남아 있으며, 깨물어 보면 부드러운 느낌으로 쓴맛이 거의 없지만, 중국산은 길이와 크기가 다양하고 껍질이 잘 벗겨져 깨끗한 편이며 깨물었을 때 질긴 느낌과 쓴맛이 강하다. 고사리는 줄기 아래 단면이 불규칙하게 잘려있고 먹을 때 줄기가 연하게 느껴지는 것이 국산인 반면, 중국산은 줄기 아래 부분이 칼로 잘려 단면이 매끈하며 질긴 식감을 나타낸다. 국산 표고버섯(생표고)은 갓 크기가 넓적하고 불규칙하며 갓 표면의 골이 얕아 뚜렷하지 않는 것이 특징인 반면, 중국산은 갓 크기가 둥글고 일정하며 갓 표면의 골이 깊고 뚜렷한 편이다.

마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설을 맞이해 국민들이 우리 농산물을 제대로 구입해 조상님 차례상에 올릴 수 있도록 원산지 식별정보를 제공한다. 품목별 원산지 식별방법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홈페이지(www.naqs.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소비자도 상품을 사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를 산다고 한다. 스마트한 소비자라면 설 선물로 우리 농산물을 구입하면서 설 분위기도 느끼고 새봄의 향취도 불러옴 직하다. 그로 인해 농촌의 설 분위기가 밝아진다면 더할 나위 없는 현명한 소비가 아닐까 한다. 우리 농산물로 도시와 농촌이 둘이 아닌 하나라는 '농도불이'의 정신도 다시금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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