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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은 없다 마크 아그로닌 지음·한스미디어· 320쪽   
미국 최고의 노인정신의학과 전문의이자 노인정신건강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가 쓴 건강하고 희망적인 노년에 대한 보고서 겸 안내서.
우리는 각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100세 시대를 맞는 상황이 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평생 지켜왔던 정체성, 독립성이 무너지고 가족과 사회에 짐이 되는 상황에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단순히 늙는 것과 제대로 나이 듦은 다르다고 일침을 가한다. 아동기나 청소년기와 마찬가지로 노년 역시 인생의 발달 과정 중 일부이며, 청춘으로 돌아가는 비법은 오히려 나이 듦에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계속 성장하려는 노인, 품위 있게 나이 들며 삶의 목적과 의미에 충실하려는 노인, 더 많은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려는 노인만이 새로운 능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박정훈 지음· 빨간소금·256쪽   
알바노조 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맥도날드 배달노동자로 일하는 저자는 2016년 '최저임금 1만원' 단식투쟁과 2018년 '폭염수당 100원을 주세요' 1인 시위로 유명해진 인물이다.
이 책은 자신의 경험과 주변 알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엮어냈다. 저자는 글을 쓰는 2년 동안 변화된 풍경도 짚었다.
그것은 기술 발달에 따라 실업자와 백수를 초단위로 노동시장에 끌어들였다가 내칠 수 있는 '플랫폼 노동'의 부상이다. 지금까지 비정규직을 2년, 알바 노동자를 3~6개월 단위로 쓰고 버렸다면, 플랫폼 노동은 1초 단위로 쓰고 대기하게 한다.
또한 요즘은 누구나 남는 시간 동안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 노동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저자는 9시에 출근해서 6시에 퇴근하는 직장만을 '정상'으로 생각해서는 다른 삶은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알바가 직업이 되는 나라가 지옥이 아닌 유토피아가 되는 세상이 저자가 만들고 싶은 새로운 세상이라고 강조한다.
 

# 디디의 우산 황정은 지음·창비·340쪽   
장편소설 '계속해보겠습니다' '百의 그림자', 소설집 '파씨의 입문' '아무도 아닌' 등으로 넓고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하며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황정은 작가의 신간 '디디의 우산'.
이 책은 김유정 문학상 수상작 'd'와 웹 연재시 뜨거운 호응을 얻었던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 두 편의 중편을 묶은 소설집이다.
두 작품은 2014년 세월호참사와  2016~17년 촛불혁명이라는 사회적 격변을 배경에 두고 개인의 일상 속에서 '혁명'의 새로운 의미를 탐구한 작품들이다. 각 작품은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디디의 우산'은 삶과 죽음, 사랑과 인간을 사유하는 깊은 성찰과 마음속 깊이 파고드는 아름다운 문장들이 어우러져 감동을 선사한다. 

 

#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버린 나에게 조지프 버고 지음· 더퀘스트·276쪽   
격렬한 감정을 습관적으로 억압하거나 부정하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무던하고 차분해 보일지 몰라도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조차 분노를 표현하지 않는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친구 관계 등에서 분노, 두려움, 증오, 질투, 초조함, 수치심 같은 강렬한 감정을 숨긴 채 우리는 때때로 자신을 방어한다.
이 '심리적 방어기제'가 깊숙이 자리 잡으면 우리는 결국 모든 감정과 멀어져 버린다. 내 감정과 내 욕구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돼버리는 것이다.
잘못을 지적받았을 때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 상대의 작은 결점을 찾아내서 더 크게 화낸 경험이 있는가.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후회하고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려는 태도를 가져보자.
이 책은 자신의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그로써 피하려는 고통이 무엇인지 점검하면서 자신에게 더 유익한 방향으로 행동할 수 있는 지침을 제시한다. 강현주기자 usk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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