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내 동생은 술래
                                 
형,

달님반 선생님은 산타 할아버지 무서운가 봐.

오늘 유치원에 산타 할아버지 왔었거든.

커다란 선물 자루를 지고 말이야.
그런데 달님반 선생님 이상하더라.

산타 할아버지가 달님반에 들어오니까

어디 가고 없는 거야.

달님반 선생님은 항상

달님반에 있는데 말이야.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다 나눠 주고 가니까

어디서 막 뛰어오더라.

난 이제 산타 할아버지 안 무서운데,

달님반 선생님은 아직도 무서운가 봐.

그치, 형?

달님반 선생님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왔는데 도대체 어디에 갔을까요? 늘 교실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가 산타할아버지가 오는 순간에 사라집니다. 동생은 이제 겨우 산타할아버지가 무섭지 않아 선생님을 지켜줄 용기까지 생겼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달님반 선생님은 어른인데도 아직도 산타할아버지가 무서워 꼭꼭 숨고 보이질 않으니 동생은 정말 달님반 선생님이 걱정되나 봅니다.
동심을 깨뜨릴 수 없어 달님반 선생님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말해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달님반 선생님은 어딘가에 땀 뻘뻘 흘리며 산타할아버지가 동생에게 선물을 주고 가는 그 순간까지도 함께 있었다는 걸 언젠가는 알게 될 것입니다.
 

아동문학가 박해경

그 비밀을 알게 되는 순간 동생은 술래에서 벗어나 산타할아버지의 비밀까지 알게 돼버립니다. 달님반 선생님도 보람 있고 의미 있는 행복한 일 하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동생이 달님반 선생님이 어디에 꼭꼭 숨어 있을까 스스로 알아맞히는 그날까지 아마 달님반 선생님도 꼭꼭 머리카락 보이지 않게 잘 숨어 있을 것입니다.
그날까지 달님반 선생님은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들고 와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돌아간 후 헐레벌떡 뛰어와 아이들을 돌보며 애써 태연한 척 산타할아버지에 대해 무관심한척 모르는 척 할 것입니다.


동심은 보이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표현이라 더 재미있지 않나 싶습니다. 지켜줄 수 있을 때까지 쉿! 비밀입니다.
어리고 여린 동심도 토닥토닥 예쁘게 잘 키워 훌륭한 성인이 될 때까지 건강하게 아름답게 자라나길 바랍니다.
김개미 시인의 《내 동생은 술래》 동시는 동생에게서 느껴지는 동심이 온 몸으로 와 닿아 입가에 미소를 거둘 수가 없습니다. 
 아동문학가 박해경

저작권자 © 울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