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변
영변
  • 김진영
  • 승인 2019.02.1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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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편집이사 겸 국장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드리 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 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 오리다….(중략)' 김소월의 진달래 꽃에 등장하는 영변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달말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가 공식화 될 것이라는 보도다.

김소원의 진달래 꽃에 등장하는 약산은 평안북도 구룡강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약산은 산에 약초가 많고 약수가 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전해진다. 관서 8경의 한 곳으로 불릴 만큼 수려한 경치로 유명한 곳이다. 약산을 다른 이름으로 약산동대(藥山東臺)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옛날에 영변이 무주, 위주, 연주로 나뉘어 있을 때 무주에서 보면 약산이 동쪽에 우뚝 솟은 대 같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약산은 무엇보다 봄이 되면 붉게 물든 진달래가 바위산을 덮어 온 산이 불타는 듯한 장관을 이뤄 더욱 유명하다.

평안북도에 위치한 영변은 산세를 따라 성을 쌓았는데 가파르고 험하여 철옹성이라 부른다. 고려조 때부터 국경 접경지로 방어에 최적의 요새였다. 택리지에는 '평안도 전체에서 외적을 방어할 만한 곳은 오직 여기뿐이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영변의 고구려 때 이름은 밀운군(密雲郡)이다. 고려 초에 연주와 무주로 분리하였으며 공민왕 15년(1366)에 연산부로 승격하였다. 조선 태종 13년(1413)에 도호부로 승격하였고, 지금의 이름을 얻게 된 것은 세종 11년(1419) 때다.

영변에 핵시설이 들어선 것은 이같은 산세와 무관하지 않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입지와 천혜의 요새가 핵시설 입지의 최적지가 됐다는 설이다. 이 곳에 핵시설 단지가 들어선 것은 1960년대였다. 북한은 구 소련의 기술 지원과 자체 연구를 통해 영변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1985년부터 영변 핵발전소를 가동했다. 영변 핵시설에는 플루토늄 생산에 필요한 흑연감속로, 연료봉 재처리시설, 핵 연료봉 제조공장, 폐기물 저장고와 고농축 우라늄 생산 시설 등 390개 이상의 핵물질 생산 건물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북미 간 제네바 협정을 체결한 후 북한은 핵개발을 포기하기로 하고 영변의 5㎿ 원자로를 폐쇄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이 북한의 전력시설을 위해 경수로 2기를 지어 주기로 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미국의 협정 위반을 주장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탈퇴했다.
북한은 2003년 1월에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했으며, 2월에는 5㎿ 원자로 재가동에 돌입했다. 이후 2005년 2월에는 외무성 성명으로 핵무기 보유 선언을 발표하고, 5월에는 영변 5㎿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8,000개 인출을 완료했다고 외무성 대변인 성명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2006년 10월 첫 번째 핵실험을 실시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영변 핵시설은 이제 거의 용도 폐기된 상태로 알려졌지만 북한이 이달말 예정된 북미회담에서 다시 이 곳을 핵페기 대상지로 거론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용도 폐기된 시설을 북한이 어떤식으로 활용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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