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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중구가 지역의 역사문화자원 가운데 하나인 학(鶴)을 이용한 관광콘텐츠 개발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이미 울산 남구가 몇 해 전 학프로젝트를 시행해 어느 정도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여서 이를 활용한다면 더 풍부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울산은 오래전부터 '학의 고장'으로 불릴 만큼 학과 인연이 깊은 도시다. 학은 시베리아 극동에서 일본으로 이어지는 두루미 루트를 통해 남북을 오가며 겨울 장관을 연출하는 한반도 새다. 한 때 수천 마리 군락지가 북한의 안변부터 남쪽 울산까지 광활하게 펼쳐졌지만 이제 그 영역은 비무장지대로 국한된 상황이다. 지금도 겨울이면 강원도 철원에만 900여 마리의 학이 월동한다. 물론 이곳에 월동하는 학은 울산에서 이야기하는 이마에 붉은 문양을 한 단정학도 있지만 재두루미를 비롯한 쇠기러기 등이 더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지역 곳곳에서 울산의 원형을 발견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반구대 암각화이고 선사문화 1번지인 대곡천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울산은 동쪽 무룡산부터 서쪽 문수산까지 한반도의 광활한 산자락이 동해로 뻗어가는 종착지다. 그 산세에 굽이친 다섯자락의 강이 동해를 향해 내달리는 모습은 가히 비경이다. 경치의 문제가 아니라 생태학적으로 울산은 원시시대부터 온갖 식생의 보고가 될 자산을 갖춘 셈이다. 그 흔적이 공룡 발자국과 고래유적, 학과 관련한 것으로 전설로 남아 이 땅이 예사로운 곳이 아니라고 웅변하고 있다.

실제로 울산은 오래전부터 학이라는 신성시된 새의 영역이었다. 학성부터 무학산, 회학, 회남, 학남리, 무학들, 비학 등 학 관련 지명이 무수하다. 아마도 오래전 울산은 태화강, 회야강, 외황강이 동해로 흘러가며 늪지가 발달해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학이 삶의 터전을 잡았는지 모를 일이다. 문제는 그 많던 학이 모두 사라졌다는 점이다. 물론 오랜 학 문화는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온전한 학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연어가 돌아오고 조개섬 일대에 바지락이 살아나고 있지만 학은 여전히 무소식이다. 바로 그 학을 새롭게 주목하고 울산 대표 브랜드로 키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니 참으로 반갑다.

울산 중구는 지난 11일 박태완 중구청장 등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중구 학(鶴) 역사문화자원의 스토리텔링을 통한 관광콘텐츠 개발' 용역 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용역은 학 관련 콘텐츠 자료 수집을 통해 중구의 학 관련 스토리를 발굴하고, 스토리텔링 사업을 통해 특색있는 문화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중구가 이번에 나온 의견을 종합해 이달 중으로 용역을 마무리하고, 본격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니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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