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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기념물 제40호 달천철장 전경.
울산시 기념물 제40호 달천철장 전경.

울산에는 철 생산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적 두 곳이 있다. 첫 번째로 소개할 유적은 울산시 기념물 제40호로 지정된 달천철장(북구 달천동 1-7 외)이다. 철장이란 철의 원료인 토철, 또는 철광석을 캐던 곳을 말한다. 달천동 및 상안동 일대에 분포하는 이 유적은 원래 이름인 달내(達川)에서 유래됐으며, 그 역사는 삼한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문헌 '삼국지 위서 동이전(三國志 魏書 東夷傳)'과 '후한서(後漢書)'에는 '한(漢)·예(濊)·왜(倭) 모두가 여기서 철을 가져가며, 모든 시장에서 철을 사용해 매매하는 것이 마치 중국에서 돈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는 기사가 있다. 이를 통해 철이 당시의 경제 발달에 크게 기여했음을 알 수 있다.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는 1452년 달천에서 생산된 철 1만 2,500근이 수납됐다는 기록이 보인다. 특히 달천의 철은 경주 황성동의 제철유적에서 출토된 철과 함께 비소(As)성분이 확인돼 역사적 중요성을 더한다. 철을 제련하는 곳을 쇠부리(쇠불이)터라 불렀는데, 달천 토철을 원료로 하는 쇠부리 터는 가까운 경주 외동읍 녹동리에서부터 멀리는 청도에까지 이르렀다.

달천철장은 2008년에 유적의 일부가 발굴됐으며 이때 삼한 시대~조선 시대의 채광(採鑛)유구, 청동기~삼한 시대 집터 등이 확인됐다. 이 채광 유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확인된 철광석 채광 관련 유적으로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여겨지고 있다.

기념물 제44호 대안동 쇠부리터.
기념물 제44호 대안동 쇠부리터.

두 번째로 소개할 울산시 기념물 제44호 대안동 쇠부리터(북구 대안동 산 177) 또한 울산의 대표적 철 생산지로 손꼽힌다. 이 곳 대안동 쇠부리터는 '깊은 골'로 불리는 동대산의 작은 개울을 앞을 둔 산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이 유적은 노(爐: 높이 1m, 지름2m)의 일부가 잘 남아 있고, 그 양쪽으로 약 3m 길이의 축대가 남아 있는 등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

대안동 쇠부리터도 조선시대 영남지역의 최대 철산지였던 인근 달천철장의 토철을 이용해 쇠를 생산했던 곳으로 짐작된다. 쇠부리터 주변에는 숯을 구웠던 흔적과 쇠부리 작업 당시 생긴 쇠똥(슬래그) 등이 남아 있어 제련 작업이 이뤄졌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이곳은 특히 철생산의 중심시설 이었던 노(爐)가 잘 남아 있기 때문에 이 분야의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최근 북구는 이곳을 발굴 조사해 울산의 쇠부리 문화 보존·복원 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발굴조사에 앞서 북구는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울산발전연구원을 통해 시굴조사를 시행했으며, 이번 조사를 통해 쇠부리터에 남은 노의 모양과 구조 등을 분석하고 슬래그의 성분을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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