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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이론에 가치의 역설(Paradox of value)이란 용어가 있다. 경제학의 아버지인 아담 스미스(Adam Smith)는 그의 저서 "국부론"(1776. 3. 9)에서 물과 다이아몬드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였다. 

물은 인간 생활에 있어 아주 중요한 재화인데 가격이 아주 싸다. 다이아몬드는 전혀 없어도 살아가는 데 별로 지장이 없는 재화인데도 가격이 매우 비싸다. 이 현상을 설명한 이론이 가치의 역설이다. 

가치의 역설이란 물은 사용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교환가치는 아주 적은 반면에 다이아몬드는 사용가치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교환가치가 큰 가치의 이율배반적 현상을 의미한다. 아담 스미스는 이 문제를 결국 해결하지 못하고 저세상으로 갔다. 그가 죽은 지 100년 후 한계효용학파라고 불리는 칼 멩거, 제본스, 왈라스 등의 경제학자들에 의해 가치의 역설은 명쾌하게 그 이유가 밝혀졌다. 한계효용<어떤 재화와 서비스의 소비량이 1단위 증가(감소)할 때 총 효용의 증가(감소)분을 말함> 이론으로 해결한 것이다. 

물은 생활필수품이지만 무한히 많기에 평소에 많이 사용하여도 물의 한계효용은 낮다. 다이아몬드는 희소하기 때문에 그 한계효용이 높다. 한계(효용)의 이론이 정의됨에 따라 물과 다이아몬드의 가치 역설은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지하에 있던 아담 스미스는 가치 역설의 해결로 기쁨의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교회를 잘 다니던 A군이 어느 날부터 주일 성수를 하지 않고 있다. 정말로 아끼는 제자였고 서울대학교를 보내려고 기도도 해주고 격려와 축복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창조주를 믿는 사람이 잘되는 것을 보여주겠다는 세상의 심리도 더하여진 사건이었다. 교회학교 선생님과 여러 방도를 궁리해 봐도 특별한 이유는 없다. 학교 공부에 대한 손실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일에 교회 와서 오전 시간을 완전히 보내버리는 것이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 시간에 공부를 하면 많은 진도를 나갈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그렇게 공부 열심히 하면 자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욕심이다. 세상의 이치는 이기적이고 눈에 보이는 목표 지향적이다. 인간 세상의 원리에 부합하는 계산법이다.

우연하게 A군의 어머니를 만났다. A군의 신앙생활을 권유하였다. 즉답이 '교회 다니면 서울대학교 합격하느냐'고 반문하였다. 할 말이 막혔다. 마땅한 대답이 없었다. 그럼 교회 안 다니면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느냐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교회 나와서 예배드리는 시간이 아깝고 아무런 유익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하기에 주일성수는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해버린다. 눈에 보이는 이익과 물질만능주의의 결과라 슬프고 애통한 일이다.

서울대학교에 들어가는 시간의 한계비용이 아주 크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총 효용은 사람의 본분을 지키며 사는 인생이 훨씬 더 가치 있고 행복함을 알게 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서울대학교 합격이 전 인생을 부유케 하지 못함도 알아야 한다.

스승은 인생의 참된 가치를 제자들에게 알게 해줘야한다. 현재 수험공부가 중요하고 그 한계효용이 아주 큼도 잘 알아야 한다. 그러나 전 인생의 총 효용의 중요성도 알아야 한다. 인생의 본분과 참 소망이 무엇인가를 한 번쯤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그 해답은 우리 선인들의 인생사를 보면 명쾌하게 해답이 나온다. 참된 진리와 소망이 인간을 창조한 조물주께 있음을 가르치고 전해야 한다. 서울대학교와 좋은 직장이 인생에서 최고가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권력과 명예와 부가 인생의 최고가치가 아님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 인간의 본질을 알고 사는 것이 인생에서 추구해야 할 가장 가치 있는 일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런 은혜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갈급하여 간구하여야 한다. 이것은 교육의 정도와 학식의 높고 낮음의 문제가 아니다. 물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중요하고 만족함을 주는 재화임을 깨닫게 하자. 인생의 총 효용을 극대화하는 인간이 되자. 

진학과 진급을 하는 시즌이다. 인간의 본분을 바르게 알고 살아가는 삶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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