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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외솔이 또 한 차례 새 옷을 입는다. 울산문화재단은 이달 초 뮤지컬 외솔의 제작·공연사업 공모를 오는 26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후 심사를 통해 3월 초 제작사를 선정하고,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해 새롭게 기획된 뮤지컬 외솔을 선보일 계획이다.

뮤지컬 외솔은 울산의 창작문화콘텐츠 육성을 취지로 2015년 처음 시작됐다. 그동안은 울산시가 외솔뮤지컬컴퍼니에 제작을 지원하는 형태로 지난 4년간 매년 공연을 선보여 왔다.

2017년에는 기존 연출진을 한 차례 교체하면서 새롭게 탈바꿈한 뮤지컬 외솔이 관객들을 찾았다. 뮤지컬 외솔이 지역 창작 콘텐츠라는 한계를 딛고 전국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두각을 조금씩 나타내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듬해인 2018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서 국내 초청공연 중 처음으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대본을 쓴 한아름 작가가 개인부문 크리에이터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난해에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글날 경축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몇 달 후 개봉한 영화 '말모이'가 흥행하면서 외솔 선생 일대기와 조선어학회에 대한 관심은 날로 높아졌다. 이에 힘입어 뮤지컬 외솔 또한 재조명 받는 기회가 만들어졌고 작품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을 앞둔 시점에 또 한 차례 새 공모가 진행되면서 뮤지컬 외솔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기로에 섰다.

하나의 공연 창작물을 만드는 과정은 단기간 뚝딱 이뤄지는 게 아니다. 완성작을 낸 이후에도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수정, 보완해야 비로소 매끄러운 작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외솔은 적응기간을 충분히 거치기도 전에 너무 자주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물론 새 작품의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 더욱 탄탄한 완성도와 대중성을 갖춘 훌륭한 작품이 나올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다만 세 번 째 새 옷을 입는 뮤지컬 외솔이 이번에는 좀 더 지속성 있는 제작 환경 속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창작문화콘텐츠로 잘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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