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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너머 한창 매화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삼일절이 다가오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지난 3년간 구축한 3·1운동 기록물 데이터 베이스에 따르면, 3·1운동은 당시 행정구역 232개 부(군) 가운데 96.1%에 이르는 223개 지역에서 일어났다.

일제는 3·1운동 첫날부터 평화적인 만세 시위 군중에게 총을 발포하며 잔혹하게 탄압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29일까지 시위가 이어졌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1,717건의 시위가 일어났고 지역별로 특성이 있었다. 황해도에서는 면사무소, 경찰 주재소, 헌병분견소 등 관청 시위가 많았고, 경기도와 충청도에서는 밤에 산에서 횃불을 밝히며 만세시위를 했다고 한다.

경남에서는 장터 시위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86개 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3곳에서 장터시위가 일어났고 장이 서는 닷새마다 같은 장터에서도 시위가 여러 번 되풀이됐다고 한다. 3·1운동은 당시 인구의 30%을 차지했던 노비, 천민을 포함하여 조선인 중 3분의 1 이상이 직접 경험한 전국적, 민족적 독립운동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이는 민주공화제를 택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고, 이후 민족적 각성을 일으켜 사회문화 전반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국제사회는 가난하고 힘없는 줄 알았던 한국, 한국인의 강한 자주독립 의지와 평화롭게 전개한 3·1운동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울산도 거족적 3·1운동에 동참했는데, 1919년 4월 2일 언양 장날을 기해 독립을 외쳤고, 4월 4일 병영 일신학교(현 병영초등학교)에서는 축구공을 높이 차올리는 것을 신호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4월 5일까지 시위를 이어갔다. 4월 8일 온양읍 남창장에서는 학성 이씨 문중이 주도하여 만세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한겨례와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여론조사기관인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3·1운동에 대한 국민 인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응답자의 59.7%가 3·1운동 정신이 잘 계승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3·1운동 정신의 계승 방법으로는 '친일 잔재 청산'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한다.

이 결과는 지금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야 하는 당위성을 말해준다. 3·1정신 계승은 지난 100년간 우리가 겪은 일제 강점과 분단, 민주화 등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며 일제 잔재 청산, 분단 극복, 정의로운 사회 실현 등 희망의 100년을 기약하기 위해 국민이 통합할 때 이룰 수 있다.

국가보훈처는 각계 각층의 국민이 참여하는 독립의 횃불 전국 릴레이 행사를  '기억하는 100년 기약하는 100년'이라는 주제 아래 3월 1일부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인 오는 4월 11일까지 42일간 진행해 국민 통합의 계기로 삼고자한다. 횃불은 서울에서 출발해 3월 16일 울산에 도착하게 되는데, 울산지역 기관·단체장과 사회 각층을 대표하는 국민 주자 100명이 성남동 젊음의 거리에서 릴레이에 참여하여 한마음으로 3·1정신을 기리게 된다. 

이밖에도 3·1운동 정신을 구현하는 다양한 지역행사가 펼쳐지는데, 먼저 3·1절 기념식이 문화예술회관, 언양읍, 상북면에서 열리고, 같은 날 태화강 대공원에서는 3·1절 기념 마라톤 대회가 개최된다. 또 언양읍에서는 언양 4·2만세운동 재현행사, 병영 일원에서 병영 3·1만세운동 재현행사, 온양초등학교 근처에서는 남창 4·8만세운동 재현 행사도 열릴 예정이다.

곧 매화가 만개하면 철쭉, 벚꽃 등 봄축제가 시작되고 나들이도 많아진다. 올해는 꽃놀이를 다녀오는 길에 우리지역 3·1운동 기념 행사에 참여하여 100년 전 일제의 총칼 앞에 힘없이 쓰러지면서도 독립을 외쳤던 보통 사람들의 3·1운동과 지난 100년의 독립 역사를 떠올려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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